갑자기 왼쪽 허벅지가 아프기 시작했다면, 대부분 "근육이 뭉쳤나?"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통증이 며칠째 이어지거나, 걸을 때와 가만히 있을 때의 양상이 다르다면 혈관 문제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왼쪽 허벅지 통증은 근육, 신경, 혈관, 관절 어디에서 시작됐는지에 따라 대처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위치와 움직임과의 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왼쪽 허벅지 통증, 걸을 때 아픈 것과 가만히 있어도 아픈 것은 다르다
통증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활동과의 연관성입니다. 걷거나 뛸 때, 계단을 오를 때처럼 다리를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근육이나 관절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 긴장, 뒤쪽의 햄스트링 손상, 무릎이나 고관절 주변 염증이 이런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도 통증이 이어지거나,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진다면 신경이나 혈관 문제를 의심해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을 타고 종아리까지 저리고 뜨끔거리는 통증을 유발하며, 혈관 문제의 경우 다리가 붓거나 피부색이 변하고 만졌을 때 열감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단순 근육통으로 판단하고 방치하기 전에, 통증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를 먼저 기록해두는 것이 진단의 첫 단계입니다.
허벅지 앞쪽 통증, 근육 과사용인지 신경 압박인지 구분하는 법
허벅지 앞쪽 통증은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흔합니다. 달리기, 점프, 스쿼트처럼 무릎을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대퇴사두근에 무리가 가면서 통증이 생기는데, 이 경우 특정 동작을 할 때만 아프고 근육을 만지면 시큰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특히 축구나 농구처럼 전력 질주 후 갑자기 멈추는 동작이 많은 운동을 한 뒤라면 근육 손상을 먼저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쪽 허벅지 통증이 허리에서 시작된 것처럼 느껴지거나, 통증 부위가 넓고 저린 느낌이 동반된다면 대퇴신경 압박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추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해 대퇴신경이 눌리면 허벅지 앞쪽으로 통증이 방사되는데, 이때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펴고 들어올렸을 때 허벅지 앞쪽이나 허리가 아프다면 신경 문제를 의심하고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허벅지 뒤쪽 통증, 햄스트링 손상과 좌골신경통의 차이
허벅지 뒤쪽 통증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하나는 햄스트링 근육 자체의 손상이고, 다른 하나는 좌골신경이 눌리면서 생기는 방사통입니다. 햄스트링은 달리기 중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무리하게 스트레칭할 때 손상되기 쉬운데, 이 경우 통증 부위가 비교적 좁고 다리를 굽히거나 펼 때 특히 아픕니다.
좌골신경통은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를 거쳐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끝까지 이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통증보다는 저리고 따끔거리는 느낌이 먼저 오는 경우가 많고, 오래 앉아 있으면 증상이 악화됩니다. 대한통증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약 35%가 신경 압박에 의한 방사통이었다고 하니, 뒤쪽 통증이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 근육 문제로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 통증, 운동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허벅지 안쪽 통증은 다리를 벌리는 동작이 많은 운동 후에 자주 발생합니다. 승마, 수영 평영, 아이스하키처럼 내전근을 많이 사용하는 활동을 했다면 근육 긴장을 먼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여성분들의 경우 고관절 충돌 증후군 때문에 안쪽 허벅지가 아픈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골반 깊은 쪽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오래 앉아 있으면 뻣뻣함이 심해집니다.
바깥쪽 허벅지 통증은 장경인대 증후군이나 대퇴부 외측 피부신경 포착이 흔한 원인입니다. 장경인대는 엉덩이뼈에서 무릎 바깥쪽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인대인데, 마라톤이나 장거리 자전거처럼 무릎을 반복적으로 구부리는 운동을 하면 마찰로 인해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바깥쪽 허벅지가 특히 옆으로 누울 때 아프다면 장경인대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꽉 조이는 옷이나 벨트 착용으로 인해 피부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에서 3분 자가 진단, 근육인지 신경인지 혈관인지 확인하는 방법
병원에 가기 전에 집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닥에 편하게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펴고, 통증이 있는 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려보세요. 다리를 들어올릴 때 허벅지 뒤쪽이나 허리가 아프다면 좌골신경통 가능성이 높고, 다리를 굽힌 상태에서는 통증이 덜하다면 근육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혈관 문제를 확인하려면 통증이 있는 다리와 반대쪽 다리의 굵기를 비교해보세요. 한쪽 다리만 유난히 붓거나,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만졌을 때 열감이 느껴진다면 심부정맥 혈전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수술 후 오래 누워 있거나 장거리 비행을 한 직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혈전이 폐로 이동할 위험이 있으므로 지체 없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7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바로 진료를
집에서 관리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거나 특정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아래 신호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찾으세요.
-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고 점점 심해지는 경우
-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
- 발바닥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린 느낌이 계속되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응급 상황)
- 통증과 함께 열이 나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 넘어지거나 교통사고 등 외상 후 통증이 시작된 경우
- 한쪽 다리만 붓고 피부색이 변한 경우
이 중 대소변 조절 문제가 동반된다면 마미증후군을 의심해야 하는 응급 상황으로, 24시간 내에 수술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습니다. 통증 자체보다 동반 증상이 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급성 통증일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대처법
통증이 생긴 지 48시간 이내라면 RICE 원칙을 적용해보세요. Rest(휴식), Ice(냉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의 약자로, 얼음찜질은 20분 간격으로 수건에 감싸서 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두면 부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근육 통증이라면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지만,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무리하게 당기면 오히려 손상을 키울 수 있으니 '살짝 당기는' 정도까지만 하세요.
통증이 심할 때는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소염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은 식사 후에 복용하고, 평소 신장이나 간 기능이 좋지 않다면 의사와 상담 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4일 정도 집에서 관리했는데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진다면 더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허벅지 통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그냥 근육통이겠지" 하고 넘기기보다 통증의 위치와 양상을 정확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왼쪽만 아프거나 가만히 있을 때도 아프다면 혈관이나 신경 문제를 의심하고 빠르게 검사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