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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고구마를 캐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호미로 흙을 살짝 헤치다가 알록달록한 고구마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낼 때의 그 짜릿함. 작년 가을, 저도 처음으로 직접 기른 고구마를 수확했는데요.
생각보다 알이 굵지 않아서 살짝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10개 심어서 겨우 두 바구니... 옆집 텃밭 아저씨는 같은 면적에서 네 바구니를 캐시더라고요."비결이 뭐예요?" 물었더니 한마디 하시더군요. "심는 시기랑 방법이 달라서 그래."그날 이후로 고구마 재배에 대해 제대로 파고들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며, 현장 농업인 인터뷰며, 직접 여러 품종을 심어보면서 얻은 노하우를 지금부터 공유할게요. 2026년, 여러분 텃밭에서 고구마 두 배로 캐는 그날까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고구마 심기 시기, 하루가 수확량을 결정한다
고구마는 다른 작물과 달리 씨앗을 직접 땅에 심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감자처럼 덩이줄기를 심는 것도 아니고, 고구마 자체를 땅에 묻어서 싹을 틔운 뒤 그 싹을 잘라서 옮겨 심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심는 시기가 1주일만 어긋나도 수확량이 20-30% 차이 난다는 게 농업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2026년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날짜를 먼저 정리해볼게요. 씨고구마(종구)를 묻는 시기는 3월 15일부터 4월 5일 사이입니다.너무 일찍 묻으면 땅 온도가 낮아 썩을 위험이 있고, 너무 늦으면 여름 더위가 오기 전에 덩굴이 충분히 자라지 못합니다. 발아 적온이 30-33℃라는 건 농사일지에 꼭 적어두세요.이 온도가 유지돼야 싹이 힘차게 올라옵니다. 본밭에 정식하는 시기는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입니다.저는 개인적으로 5월 20일 전후를 가장 추천합니다. 이유가 있어요.이 시기에 심으면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뿌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7-8월 폭염이 찾아올 때쯤 덩굴이 무성해져서 토양 수분을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6월 초에 심은 고구마와 5월 하순에 심은 고구마를 비교해보면, 수확량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구분 | 씨고구마 묻는 시기 | 본밭 정식 시기 | 수확 시기 | 예상 수확량(10a 기준) |
|---|---|---|---|---|
| 빠른 재배 | 3월 중순 | 5월 초순 | 9월 하순 | 약 2,000kg |
| 표준 재배 | 3월 하순-4월 초순 | 5월 중순-6월 중순 | 10월 상순-중순 | 약 2,500-3,000kg |
| 늦은 재배 | 4월 중순 이후 | 6월 하순 이후 | 10월 하순-11월 초 | 약 1,800kg |
이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장 늦게 심은 경우 수확량이 1,800kg까지 떨어집니다. 같은 품종, 같은 거름을 줬는데도 말이죠. 농촌진흥청의 2024년 시험 재배 결과에서도 정식 시기가 늦어질수록 괴근 비대 기간이 짧아져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고구마를 심기 전에 비 온 다음 날이나 심고 나서 비가 올 예정인 날을 골라야 한다는 겁니다. 농업인들 사이에서 "고구마는 물을 먹고 심어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심을 때 흙이 촉촉하면 활착률이 95%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반대로 흙이 바짝 마른 상태에서 심으면 70% 정도만 살아남습니다.이 차이, 무시할 수 없죠?2026년 5월 중순의 날씨를 미리 체크해두세요. 기상청 장기 예보를 보면 2026년 5월은 평년보다 강수량이 비슷하거나 약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 예보가 있는 날을 골라서 심는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네요.품종 선택, 물고구마와 밤고구마의 운명을 가르다
고구마 품종, 대충 골라도 되지 않을까?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고구마는 고구마지, 뭘"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작년에 두 가지 품종을 나란히 심어보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밤고구마 계열(분질형)과 물고구마 계열(점질형)은 재배 방법부터 다르고, 심지어 심는 깊이와 간격까지 달라집니다. 농촌진흥청에서 202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품종별로 최적의 재식 밀도가 다르며, 이를 무시하면 수확량이 최대 40%까지 차이 난다고 합니다.먼저 대표적인 품종들을 살펴볼게요. 밤고구마로 유명한 율미와 신율미는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서 군고구마나 찐고구마로 인기가 많습니다.이 품종들은 토양이 너무 비옥하면 오히려 덩굴만 무성해지고 고구마 알이 굵지 않아요. 질소 비료를 조절해야 하는 까다로운 품종이죠.반면에 증미나 연황미 같은 물고구마 계열은 수분 함량이 높고 식감이 부드러워서 생식용이나 고구마순 요리에 적합합니다.
이 품종들은 비교적 재배가 쉬운 편이지만, 수확 후 저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빨리 소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신황미라는 품종은 주황색 과육이 특징인데요, 이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이 일반 고구마의 3배 이상 함유되어 있습니다.건강을 생각한다면 이 품종을 추천합니다. 다만 생육 기간이 130일 정도로 다른 품종보다 10-15일 더 길기 때문에, 5월 초에 일찍 심어야 합니다.| 품종명 | 육질 특성 | 당도 (°Brix) | 재배 기간 | 저장성 | 추천 용도 |
|---|---|---|---|---|---|
| 율미 | 분질(밤고구마) | 28-32 | 110-120일 | 좋음 | 군고구마, 찜 |
| 신율미 | 분질(밤고구마) | 30-34 | 115-125일 | 매우 좋음 | 군고구마, 구이 |
| 증미 | 점질(물고구마) | 22-26 | 100-110일 | 보통 | 생식, 조리용 |
| 신황미 | 중간질 | 26-30 | 125-135일 | 좋음 | 생식, 베이킹 |
| 신자미 | 자색(분질) | 24-28 | 120-130일 | 좋음 | 샐러드, 안토시아닌 |
품종을 고를 때는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재배 환경과 목적을 생각해야 합니다. 가족이 군고구마를 좋아한다면 율미나 신율미를, 아이들이 생고구마를 잘 먹는다면 신황미를 추천합니다.
주말 농장처럼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라면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는 게 현명합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고구마 묘의 가격은 품종에 따라 10주 기준으로 3,000원에서 8,000원까지 다양합니다.비싼 묘가 좋은 건 아니지만, 공인된 종묘 회사에서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싼 묘를 샀다가 반 이상이 시들어버리는 경험을 했습니다.그 이후로는 농협이나 공신력 있는 종묘사에서만 구매하고 있어요.밭 만들기와 거름 주기, 고구마가 숨 쉬는 환경을 만들어라
고구마는 사질토양(모래가 섞인 흙) 을 가장 좋아합니다. 배수가 잘되고 통기성이 좋은 흙에서 자란 고구마는 모양이 예쁘고 당도도 높습니다.
반대로 진흙이 많은 땅에서 자란 고구마는 기형이 생기기 쉽고, 썩을 위험도 큽니다. 저희 집 텃밭은 원래 진흙 성분이 강한 땅이었어요.첫해에 심은 고구마는 쥐가 갉아먹은 듯 울퉁불퉁한 게 상품성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다음 해에는 밭을 만들 때 퇴비를 듬뿍 넣고 모래를 섞어줬는데, 효과가 확실했습니다.전문 농가에서는 10a(약 300평) 기준으로 요소 12kg, 용과린 31.5kg, 황산가리 26kg, 퇴비 1,000kg 정도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텃밭 규모에 맞춰서 이걸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죠. 간단한 계산법을 알려드릴게요.텃밭 1평(3.3㎡)당 퇴비 약 3-4kg, 복합비료는 50g 정도면 충분합니다. 너무 많은 비료는 오히려 독입니다.특히 질소 성분이 많으면 덩굴만 무성해지고 고구마 알이 굵어지지 않아요.| 비료 종류 | 10a당 사용량 | 1평당 환산량 | 비고 |
|---|---|---|---|
| 퇴비 | 1,000kg | 3.3kg | 완숙 퇴비 사용 |
| 요소 | 12kg | 40g | 질소 공급용 |
| 용과린 | 31.5kg | 105g | 인산 공급용 |
| 황산가리 | 26kg | 87g | 칼리 공급용 |
고구마 밭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두둑(이랑) 만들기입니다. 두둑의 높이는 25-30cm, 너비는 70-80cm가 적당합니다.
두둑을 높게 만들면 배수가 잘되고, 지온이 빨리 올라가서 고구마가 일찍 자라기 시작합니다. 특히 장마철에 물 빠짐이 중요한데, 두둑이 낮으면 고구마가 물에 잠겨 썩을 위험이 큽니다.저는 두둑을 만들 때 비닐 멀칭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비닐을 덮으면 흙의 온도가 2-3도 정도 높게 유지되고, 잡초도 막아주며, 수분 증발도 억제됩니다.요즘은 생분해성 비닐도 나와서 수확 후에 걷어낼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비닐 가격은 1m당 500-1,000원 정도로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에요.한 가지 주의할 점은 비닐 멀칭 후에는 반드시 흙을 덮어 고정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바람에 날리면 고구마 묘가 손상될 수 있어요.저도 처음에 비닐을 대충 깔았다가 바람에 찢어져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묘 심기와 물 관리, 4가지 방법 중 당신에게 맞는 것은?
고구마 묘를 심는 방법,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수평심기, 개량수평심기, 경사심기, 직립심기... 처음 들으면 뭐가 뭔지 헷갈리죠. 제가 직접 네 가지 방법을 모두 시도해본 결과를 공유할게요.
수평심기는 고구마 묘를 땅에 수평으로 눕혀서 심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가장 많은 고구마 알을 얻을 수 있어요.묘의 마디마다 뿌리가 내리면서 여러 개의 고구마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단점은 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묘가 길어야 한다는 점이에요.개량수평심기는 묘를 살짝 비스듬히 눕혀서 심는 방법입니다. 수평심기보다는 작업이 쉽고, 고구마 알이 한곳에 모여서 크기가 균일합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가장 선호합니다. 수확할 때도 편하고, 상품성이 좋은 고구마를 많이 얻을 수 있어요.경사심기와 직립심기는 땅이 좁거나 묘가 짧을 때 사용합니다. 고구마 알이 적게 달리지만, 대신 하나하나가 큽니다.군고구마용으로 큰 고구마를 원한다면 이 방법도 나쁘지 않아요.| 심기 방법 | 심는 깊이 | 묘 길이 | 예상 괴근 수 | 수확량 | 작업 난이도 |
|---|---|---|---|---|---|
| 수평심기 | 2-3cm | 30cm 이상 | 5-8개 | 매우 많음 | 어려움 |
| 개량수평심기 | 3-5cm | 25-30cm | 4-6개 | 많음 | 보통 |
| 경사심기 | 5-7cm | 20-25cm | 3-4개 | 보통 | 쉬움 |
| 직립심기 | 7-10cm | 15-20cm | 2-3개 | 적음 | 매우 쉬움 |
묘를 심을 때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어요. 잎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잎이 떨어진 묘는 활착이 느리고, 결국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묘를 다룰 때는 순을 조심스럽게 잡아야 해요.심은 후에는 반드시 흙으로 덮어주고, 물을 충분히 줍니다. 물 관리는 고구마 재배의 핵심입니다.심은 직후부터 40-60일 동안은 흙이 마르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5-6월은 봄가뭄이 자주 오는 시기라서 물 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저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물을 줬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더 자주 줘야 할 때도 있었어요. 반대로 장마철에는 배수에 신경 써야 합니다.고구마는 물에 잠기면 숨을 못 쉬어서 썩어버려요. 두둑을 높게 만든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장마가 길어질 것 같으면 배수로를 더 깊게 파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병충해 관리와 수확,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마라
고구마 재배에서 가장 속상한 순간은 정성껏 키운 고구마를 병충해가 망가뜨릴 때입니다. 특히 고구마 뿌리혹선충과 무름병은 텃밭 농부들의 골칫거리입니다.
선충에 감염되면 고구마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맛도 떨어집니다. 예방이 최선입니다.고구마를 심기 전에 밭을 30cm 이상 깊이 갈아주면 선충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자리에 계속 심지 말고 3-4년 주기로 돌려짓기를 하는 게 좋아요.옥수수나 콩과 작물을 심었다가 그다음 해에 고구마를 심는 식으로 말이죠.고구마 잎에 담배나방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잎이 말려들어가고 구멍이 뚫리면 의심해보세요.
이럴 때는 발견 즉시 감염된 잎을 제거하고, 유기농 살충제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저는 작년에 담배나방이 생겨서 고생했는데, 마늘 추출물을 희석해서 뿌리니까 금방 나았어요.| 병충해 종류 | 증상 | 예방법 | 치료법 |
|---|---|---|---|
| 뿌리혹선충 | 고구마 표면 울퉁불퉁 | 윤작, 깊이갈이 | 저항성 품종 선택 |
| 무름병 | 고구마 내부 부패 | 배수 관리 | 감염株 즉시 제거 |
| 담배나방 | 잎 말림, 구멍 | 정기적 관찰 | 마늘 추출물, 유기농 살충제 |
| 고구마바이러스 | 잎 얼룩, 생육 저하 | 공인 묘 사용 | 치료 불가, 예방만 |
수확 시기는 보통 심은 후 120일 내외입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저장성이 떨어지고, 너무 늦으면 서리 피해를 입을 수 있어요.
기온이 10℃ 아래로 내려가기 전에 수확하는 게 안전합니다. 우리나라 중부 지방 기준으로 10월 상순에서 중순이 적기입니다.수확할 때는 호미나 삽으로 고구마에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상처가 난 고구마는 저장 중에 쉽게 썩습니다.캐낸 고구마는 흙을 털어내고, 2-3일 정도 그늘에서 말린 후에 보관하세요. 저장 온도는 12-14℃, 습도는 85-90%가 이상적입니다.지하실이나 김치냉장고의 야채실이 좋은 장소입니다. 저는 수확한 고구마를 신문지에 하나씩 싸서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두는데요, 이렇게 하면 3-4개월은 거뜬히 보관할 수 있습니다.단, 중간에 한 번씩 상태를 확인해서 상한 게 있으면 바로 빼내야 다른 고구마로 번지지 않습니다. 고구마 재배는 처음에는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텃밭의 달인이 되어 있을 거예요. 올해는 심는 시기와 품종 선택에 신경 쓰고, 밭 만들기부터 물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해보세요.그러면 겨울에 구워 먹는 고구마 맛이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자, 이제 2026년 봄을 준비할 시간입니다.텃밭에 나가서 흙을 만져보세요. 그 온기가 느껴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