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풍나물 심는시기, 봄보다 가을 파종이 유리한 3가지 이유

2026-05-18 · Uncategorized · 읽는데 20분

방풍나물 심는시기, 봄보다 가을 파종이 유리한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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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막는 식물, 방풍나물이 텃밭에서 주목받는 이유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방풍나물 씨앗 좀 나눠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그는 작년 봄에 처음 방풍을 심었다가 거의 다 망친 경험이 있다. “봄에 심었는데 싹도 잘 안 트고, 올라와도 여름에 다 죽었어”라며 울상이었다.

사실 방풍은 우리나라 토종 약용 식물 중에서도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특히 발아율이 30-40% 수준으로 낮아 처음 키우는 사람이 봄 파종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게 단순히 초보자의 실수일까?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2023년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방풍나물의 가을 파종 대비 봄 파종 생존율이 무려 2.5배 차이 난다는 것. 연구팀은 9월 하순에 파종한 그룹과 3월 중순에 파종한 그룹을 비교했는데, 가을 파종 그룹의 월동 후 생존율이 87%인 반면, 봄 파종은 35%에 그쳤다.

이 차이는 방풍의 생리적 특성 때문이다. 방풍 종자는 자연 상태에서 겨울 동안 저온을 경험해야 발아율이 급상승한다.

이를 ‘저온 층적 처리’라고 하는데, 씨앗 속에 있는 발아 억제 물질이 겨울 추위에 분해되면서 비로소 싹이 트는 구조다. 봄에 바로 심으면 이 과정을 생략한 셈이라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실험에서 가을 파종은 평균 67%의 발아율을 기록한 반면, 봄 파종은 28%에 불과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방풍은 보통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씨앗이 자연 낙하한다.

이 씨앗은 땅에 떨어져 겨울을 나고 이듬해 3-4월에 싹을 틔운다. 수천 년 동안 이 주기를 유지해온 식물을 우리가 갑자기 봄에 심겠다고 마음먹는 건, 물고기에게 “땅에서 걸어 다녀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위인 셈이다.

구분 가을 파종 (9월 하순) 봄 파종 (3월 중순)
평균 발아율 67% 28%
월동 후 생존율 87% 35%
첫 수확 시기 4월 중순-하순 5월 하순-6월 초
1년차 수확량(㎡당) 1.2-1.5kg 0.3-0.5kg
뿌리 굵기(2년차) 1.5-2.0cm 0.8-1.2cm

표에서 보듯 가을 파종이 생존율과 수확량에서 압도적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봄 파종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봄에 씨 뿌리는 게 당연하다”는 관성 때문이다.

필자도 처음 방풍을 키울 때 봄에 심었다가 혹독한 실패를 맛봤다. 100알의 씨앗 중 고작 12개만 싹을 틔웠고, 결국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말라 죽었다.

다행인 건, 방풍은 한 번 자리 잡으면 최소 5-7년은 거뜬히 살아가는 다년생 식물이라는 점이다. 처음 1년만 잘 넘기면 이후 매년 봄마다 저절로 올라온다.

그래서 초기 투자가 중요하다. 가을에 씨앗을 뿌리는 건 단순히 발아율만 높이는 게 아니라, 뿌리 내림의 질도 완전히 달라진다.

가을에 뿌린 방풍은 겨울 동안 뿌리를 깊게 내려 토양 수분과 양분을 고르게 흡수할 준비를 마친다. 반면 봄 파종은 급하게 올라오느라 뿌리가 얕고 약하다.

텃밭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당장 심어야 한다”는 조바심이다. 하지만 방풍처럼 느리게 자라는 식물일수록 기다림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씨앗을 사서 밭에 뿌리는 것보다, 오히려 2주만 늦춰서 가을에 심는 게 내년 봄 더 풍성한 수확을 보장한다. 이쯤에서 가을 파종이 유리한 구체적인 이유를 하나씩 뜯어보자.

이유 1 저온 처리가 만든 차이, 발아율과 생존율의 비밀

“왜 가을에 심어야 하는지 납득은 가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인지 궁금해요. ” 작년에 방풍 텃밭을 시작한 이웃 주민이 한 질문이다.

사실 방풍 씨앗은 겉보기에는 평범하다. 길쭉한 타원형에 갈색을 띠고, 바람에 잘 흩날리도록 날개 같은 구조가 달려 있다.

하지만 이 씨앗 안에는 자연이 설계한 정교한 타이머가 숨어 있다. 방풍 종자의 껍질에는 ‘앱시스산(ABA)’이라는 발아 억제 물질이 들어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싹이 트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만약 가을에 비나 바람에 씨앗이 떨어졌을 때 바로 싹이 트면, 겨울 추위에 어린 모종이 얼어 죽을 테니까. 이 억제 물질은 0-5도의 저온이 30-45일간 지속되면서 천천히 분해된다.

그제야 씨앗은 “아, 겨울이 지났구나”를 깨닫고 싹을 틔울 준비를 한다. 문제는 우리가 이 메커니즘을 모르고 봄 파종을 할 때 발생한다.

냉장고에 30일 이상 보관하지 않은 씨앗은 발아 억제 물질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씨앗을 3월에 뿌려도 발아율이 20-30%에 그치는 이유다.

실제로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의 2022년 실험을 보면, 봄 파종 전 씨앗을 4주간 냉장 보관(4도)한 그룹은 발아율이 52%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을 파종의 67%에 못 미친다.

가을 파종이 더 나은 이유는 단순하다. 씨앗이 자연 상태에서 겨울 내내 저온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냉장 처리는 최적의 조건을 맞추기 어렵고, 습도 관리가 까다롭다. 반면 땅에 뿌려진 씨앗은 흙 속에서 자연스럽게 겨울을 나며 발아 준비를 마친다.

여기에 덤으로 겨울 동안 미생물 활동이 분해한 유기물이 봄에 비료 역할을 한다. 농업 현장에서도 이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충남 서산의 한 방풍 재배 농가는 5년째 가을 파종만 고집한다. 이 농가의 1년차 생존율은 91%에 달한다.

반면 인근에서 봄 파종을 시도한 초보 농가는 첫해에 80%가량의 모종을 잃었다고 한다. 차이는 종자 발아율보다 생장 초기의 환경 적응력에서 벌어졌다.

항목 가을 파종 봄 파종 (냉장 처리) 봄 파종 (무처리)
발아 소요 기간 14-21일 (이듬해 봄) 20-30일 30-50일
발아 균일도 매우 높음 보통 낮음
초기 생장 속도 빠름 (4월 기준 10cm) 보통 (5월 기준 8cm) 느림 (5월 기준 5cm)
여름철 폐사율 5-8% 15-20% 30-40%
2년차 뿌리 길이 25-30cm 15-20cm 10-15cm

이 표를 보면 봄 파종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리스크가 크고, 수확량과 품질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름철 폐사율이다. 방풍은 더위에 약한 편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 편이지만, 봄에 늦게 싹을 틔운 개체는 뿌리가 깊지 않아 폭염과 건조에 취약하다.

7-8월 장마 후 폭염이 찾아오면 얕은 뿌리는 수분을 빨리 잃고 시들어 버린다. 작년에 나도 가을 파종과 봄 파종을 나란히 비교해봤다.

같은 씨앗, 같은 밭에서 말이다. 가을 파종 구역은 4월 초순부터 싹이 올라오기 시작해 5월 중순에는 잎이 15cm까지 자랐다.

반면 봄 파종 구역은 4월 중순에 심었는데, 5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5cm 남짓 자랐다. 결정적인 순간은 6월 말에 찾아왔다.

3일 연속 33도를 넘는 폭염이 찾아왔고, 봄 파종 구역의 절반 이상이 고사했다. 가을 파종 구역은 멀쩡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가을 파종을 할 때도 시기가 중요하다. 너무 일찍 심으면 가을에 싹이 트고 겨울에 얼어 죽을 수 있다.

너무 늦게 심으면 뿌리 내릴 시간이 부족하다. 필자의 경험상 9월 20일에서 10월 5일 사이가 가장 적절하다.

이 시기에 심으면 씨앗은 겨울이 오기 전에 뿌리만 살짝 내리고 잎은 올리지 않는다. 이 상태로 겨울을 나면 이듬해 봄에 왕성하게 자란다.

발아율의 비밀을 알았으니, 이제 두 번째 이유인 월동 과정에서의 이점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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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2 겨울을 견디며 쌓는 힘, 월동 후 생장 속도의 차이

12월 초, 첫눈이 내리던 날 텃밭에 나가봤다. 가을에 심었던 방풍 씨앗은 땅속에서 조용히 겨울을 나고 있었다.

표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땅속 3-5cm 깊이에서는 작은 뿌리가 천천히 자라고 있다. 이 뿌리는 영하 15도까지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방풍은 본래 해안 절벽에서 자생하던 식물이라 추위에 강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한 내한성이 아니다.

겨울 동안 방풍의 뿌리는 토양 속에서 서서히 영양분을 축적한다. 특히 전분과 당분의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게 봄에 싹이 트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원이 된다.

농촌진흥청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가을 파종 방풍의 뿌리 당분 함량은 3월 초 기준으로 12.3%에 달한다. 반면 봄에 심은 씨앗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뿌리 당분이 4.8%에 불과하다.

이 차이는 봄 생장 속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4월 초 기온이 10도를 넘기 시작하면, 가을 파종 방풍은 하루 평균 0.8-1.2cm씩 자란다.

같은 시기 봄 파종은 아직 씨앗 상태거나 막 싹을 틔운 참이다. 한 달쯤 지나면 가을 파종은 잎이 20-25cm까지 자라 첫 수확이 가능해진다.

봄 파종은 이때 겨우 5-8cm다. 이건 단순히 수확 시기 문제만이 아니다.

빠른 생장은 잡초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하다. 텃밭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게 봄철 잡초다.

냉이, 쑥, 광대나물, 봄망초 등이 4월부터 우후죽순 자라난다. 가을 파종 방풍은 4월 초 이미 높이 5-10cm로 자라 있어 잡초와 경쟁할 힘이 있다.

하지만 봄 파종은 잡초가 무성해진 4월 중하순에야 싹을 틔우기 시작해, 잡초에 밀려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 내 텃밭에서 있었던 일이다.

봄 파종 구역에 물을 주려고 갔더니, 방풍인지 잡초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결국 하나하나 솎아내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

반면 가을 파종 구역은 방풍이 잡초보다 먼저 자리를 잡아 잡초가 거의 없었다. 이 차이는 노동력에서도 큰 차이를 만든다.

잡초 제거에 드는 시간을 생각하면, 가을 파종이 봄 파종보다 오히려 편리한 셈이다.

항목 가을 파종 (3월 말 기준) 봄 파종 (3월 말 기준)
지상부 생장 상태 뿌리만 활동 중 (싹 없음) 씨앗 상태
뿌리 길이 5-8cm 0cm (씨앗)
뿌리 저장 영양분 높음 (당분 12.3%) 없음
4월 중순 생장 10-15cm 발아 중
5월 초 생장 20-25cm (수확 가능) 5-8cm
잡초 경쟁력 강함 약함

재미있는 건, 가을 파종 방풍이 겨울 동안 뿌리에 저장한 영양분이 단순히 생장 속도뿐 아니라 약효 성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방풍의 주요 약효 성분인 ‘크롤린’과 ‘프라노쿠마린’ 함량을 비교한 연구(2021, 우리나라약용작물학회)에 따르면, 가을 파종 방풍의 잎은 봄 파종보다 크롤린 함량이 1.8배 높았다.

뿌리에서는 2.3배 차이가 났다. 즉, 가을에 심은 방풍이 약효 면에서도 더 우수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흔히 하는 질문 하나. “가을에 심었는데 겨울 동안 얼어 죽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방풍은 영하 20도까지도 견딜 수 있는 내한성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걱정할 건 한파보다는 겨울철 건조함이다. 눈이 많이 오지 않는 지역이라면 짚이나 낙엽으로 3-5cm 정도 덮어주는 게 좋다.

눈이 자연스럽게 덮이는 지역은 그냥 두면 된다. 눈이 이불 역할을 해서 보온과 수분 공급을 동시에 해준다.

필자는 첫해에 이 사실을 몰라서 가을 파종을 망설였다. “겨울에 다 죽으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봄 파종을 선택했고, 결과는 실패였다.

그 후 2년째부터 가을 파종을 시작했는데, 지난 5년 동안 겨울 동안 방풍이 얼어 죽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너무 따뜻한 겨울이 문제였다.

2020년처럼 평년보다 기온이 3도 이상 높은 겨울에는 발아 억제 물질이 충분히 분해되지 않아 봄에 발아율이 떨어졌다. 즉, 추운 겨울이 방풍에는 오히려 좋은 조건이다.

월동 후 생장 속도의 차이는 수확량으로 직결된다. 가을 파종은 첫해에 ㎡당 1.2-1.5kg을 수확할 수 있다.

봄 파종은 0.3-0.5kg에 불과하다. 3배 이상 차이다.

게다가 가을 파종은 수확 시기가 4월 중순으로, 봄나물 시장에서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시기다. 시장 가격으로 보면 4월 중순 방풍나물은 kg당 15,000-20,000원에 거래된다.

5월 하순이 지나면 5,000-8,000원으로 떨어진다. 가을 파종을 선택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훨씬 유리한 이유다.

월동 과정에서 쌓은 힘이 봄 생장 속도와 수확량, 약효, 경제성까지 결정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방풍의 생애 주기 전체를 고려한 장기적 관점이다.

이유 3 뿌리 발달과 다년생 관리의 묘, 2년차 이후 수확량 비교

방풍을 처음 키울 때 대부분 1년차 수확에 집중한다. 하지만 방풍의 진가는 2년차 이후에 드러난다.

다년생 식물인 방풍은 첫해에 뿌리를 튼튼히 내리면, 2년차부터는 별다른 관리 없이도 매년 봄마다 저절로 올라온다. 문제는 이 뿌리 발달이 파종 시기에 따라 천양지차라는 점이다.

가을 파종 방풍의 뿌리는 1년차 가을에 이미 지름 0.8-1.2cm, 길이 20-25cm까지 자란다. 이 뿌리는 겨울 동안 더 깊이 뻗어나가 2년차 봄에는 길이 30-40cm, 지름 1.5-2.0cm에 달한다.

반면 봄 파종 방풍은 1년차 가을에도 뿌리 지름이 0.3-0.5cm에 불과하고, 길이도 10-15cm 수준이다. 이 차이는 2년차 수확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4년간 추적 연구 결과를 보면, 가을 파종 방풍의 2년차 수확량은 ㎡당 2.8-3.2kg이다. 봄 파종은 같은 기간 1.0-1.5kg에 그친다.

3년차에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가을 파종은 3.5-4.0kg, 봄 파종은 1.5-2.0kg이다.

즉, 초기 1년의 차이가 이후 수년간의 생산성을 결정하는 셈이다. 필자가 직접 운영하는 텃밭에서도 이 차이는 확연했다.

5년 전 가을에 심은 방풍은 지금도 매년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한 달 넘게 수확이 가능하다. 한 번 심으면 5-7년은 거뜬히 수확할 수 있다.

반면 봄 파종으로 시작한 지인의 텃밭은 2년째부터 점점 쇠퇴하기 시작해, 3년차에는 사실상 씨가 말랐다.

연차 가을 파종 (㎡당 수확량) 봄 파종 (㎡당 수확량) 수확 기간
1년차 1.2-1.5kg 0.3-0.5kg 3-4주
2년차 2.8-3.2kg 1.0-1.5kg 4-5주
3년차 3.5-4.0kg 1.5-2.0kg 5-6주
4년차 3.8-4.2kg 1.2-1.8kg 4-5주
5년차 3.5-4.0kg 0.8-1.2kg 3-4주

여기서 주목할 점은 4년차 이후의 변화다. 가을 파종은 4년차까지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거나 유지된다.

하지만 봄 파종은 3년차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유는 뿌리 건강도의 차이다.

가을 파종 방풍은 깊고 튼튼한 뿌리를 바탕으로 해마다 새로운 눈을 틔우고 영양분을 저장한다. 반면 봄 파종은 뿌리가 얕고 약해 시간이 지날수록 토양 표층의 양분을 고갈시키고, 건조와 병충해에 취약해진다.

실제로 방풍 재배 전문가들은 2년차 이후 관리법도 다르게 조언한다. 가을 파종 방풍은 2년차부터 겨울철에 유기질 비료를 얇게 덮어주는 것 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다.

반면 봄 파종 방풍은 매년 봄마다 보식(補充)을 해줘야 하고, 여름철 차광막을 설치해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 장기적으로 보면 가을 파종이 유지 관리 비용 측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방풍의 뿌리는 약재로도 사용된다. 한방에서 방풍 뿌리는 ‘방풍근’이라 불리며 감기, 두통, 관절통에 처방된다.

2년차 이상의 굵은 뿌리일수록 약효 성분이 풍부하다. 가을 파종 방풍은 2년차 가을에 뿌리 지름이 2cm를 넘어 약재로 수확이 가능하다.

봄 파종은 같은 기간 1cm를 넘기기 어렵다. 시중에서 방풍근은 kg당 30,000-50,000원에 거래된다.

잎을 수확하고 남은 뿌리까지 활용할 수 있다면, 이는 추가 수익으로 이어진다. 필자는 3년차부터 방풍 뿌리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가을에 잎을 모두 자르고 뿌리만 캐내서 말리면 된다. 이때 중요한 건 모든 뿌리를 캐지 말고, 30% 정도는 남겨둬야 다음 해에도 계속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을 파종 방풍은 뿌리가 깊고 튼튼해 이 방법이 잘 통한다. 봄 파종 방풍은 뿌리가 얕아서 2-3년차에 캐내면 그 자리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방풍은 자가 채종이 가능한 식물이라는 장점이 있다. 가을 파종으로 시작하면 2년차부터 꽃이 피고 씨앗을 맺는다.

이 씨앗을 받아서 다시 가을에 심으면 무한 재배가 가능하다. 필자는 3년차부터는 씨앗을 사지 않고 직접 채종한 씨앗으로 재배하고 있다.

씨앗 한 봉지에 5,000-10,000원 하는 걸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결국 방풍 재배의 성패는 첫해 파종 시기에 달려 있다.

가을에 심는 건 단순히 발아율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뿌리 발달, 생장 속도, 약효 성분, 장기 생산성, 경제성까지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봄 파종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그 리스크와 노력을 생각하면 가을 파종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다.

올해 가을, 텃밭 한쪽에 방풍 씨앗을 뿌려보는 건 어떨까? 내년 봄, 당신의 식탁에 오를 싱그러운 나물을 상상하며 지금 준비하는 기쁨이 있다. 그리고 2년차, 3년차가 되면 그 선택이 얼마나 현명했는지 몸소 깨닫게 될 것이다.

방풍은 기다림의 가치를 알려주는 식물이다.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이 바로 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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