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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텃밭에 나갔다가 옆 밭 하숙자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아주머니는 벌써 봄동 모종을 사다 놓고 흙을 준비 중이시더라고요.
"작년에 3월 중순에 심었더니 벌써 꽃대 올라오고 맛 없어져서 속상했어" 하시면서 물어보시더라고요. 도대체 언제 심어야 제일 좋은지.사실 봄동, 그러니까 월동 춘채는 우리나라 겨울 텃밭에서 가장 고마운 작물 중 하나예요.
추운 날씨에도 끄떡없고, 병충해도 적고, 거기에 두 번이나 수확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꽃대만 올라오고 잎은 질겨져서 아쉬운 상황이 생기죠.오늘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여러 텃밭 고수분들에게 들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3월 파종 전에 꼭 체크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해볼게요.
봄동은 도대체 언제 심어야 제맛일까?
여기서 잠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봄동'이 사실 겨울초와 월동 춘채라는 두 가지 다른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는 거 아셨나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겨울에 먹는 배추쯤으로 생각했는데, 파종 시기부터 수확 방법까지 완전히 달라요. 겨울초는 주로 9월에서 10월 사이에 심어요.
남부 지방은 10월 초가 적당하고, 중부 이북은 9월 하순까지 파종을 마쳐야 해요. 반면 월동 춘채는 10월 초순에서 늦어도 10월 말까지 심는 게 정석이에요.그런데 왜 3월에 심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구분 | 겨울초 | 월동 춘채(봄동) |
|---|---|---|
| 파종 시기 | 9월 하순-10월 초 | 10월 초순-10월 말 |
| 첫 수확 | 11월 중순 | 이듬해 3월 초 |
| 두 번째 수확 | 이듬해 3월 중순 | 이듬해 4월 초 |
| 꽃대 발생 시기 | 3월 하순 | 4월 중순 |
| 적정 온도 | 5-15℃ | 0-10℃ |
이 표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보이죠. 겨울초는 가을에 심어 겨울 동안 키우다가 11월에 먼저 수확하고, 남은 포기는 월동시켜 이듬해 봄에 다시 수확하는 구조예요. 반면 월동 춘채는 아예 겨울을 나면서 천천히 자라서 봄에 한 번에 수확하는 방식이에요.
작년에 저는 10월 중순에 심은 겨울초 덕분에 11월부터 김장김치에 신선한 속재료를 넣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3월 초에 보니 겨울초 중에서도 월동시킨 것들이 벌써 꽃대를 올리기 시작하더라고요.급하게 수확해서 겉절이를 담갔는데, 생각보다 질기지 않아서 다행이었죠.여기서 핵심은 이거예요. 3월에 새로 심는 봄동은 사실 이미 월동을 마친 포기에서 나오는 순(새순)을 키우는 개념이에요.
그러니까 3월에 씨앗을 새로 뿌리는 게 아니라, 지난가을에 심어서 겨울을 난 포기에서 다시 자라는 순을 관리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에요.파종부터 수확까지, 흙과 물 관리의 비밀
봄동 농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물 주는 시점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봄에는 비도 자주 오고 하니까 대충 줘도 되겠지" 생각했다가 큰 코 다쳤어요.
3월은 우리나라에 봄가뭄이 시작되는 시기거든요. 실제로 기상청 데이터를 보면 3월 평균 강수량은 40-60mm 수준으로, 7월의 1/5도 안 돼요.거기에 봄바람까지 불면 토양 수분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리죠. 그래서 봄동 농사는 파종 직후부터 본격적인 생장기인 3월 중순까지 물 관리가 생명이에요. 토양 준비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건 배수예요.봄동은 과습에 약해요. 특히 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습도가 높아지는 2월 말에서 3월 초, 이 시기에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면 뿌리가 썩기 시작해요.제 경험상으로는 두둑을 20cm 이상 높게 만들어 주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어요. 비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겨울초나 월동 춘채 모두 질소 비료를 좋아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독이 돼요.3월 초에 웃거름을 줄 때는 반드시 요소나 질산칼슘 같은 속효성 질소 비료를 사용해야 해요. 퇴비처럼 분해가 느린 비료는 이 시기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거든요.| 비료 종류 | 사용 시기 | 10평 기준 사용량 | 효과 |
|---|---|---|---|
| 밑거름(퇴비) | 파종 2주 전 | 20kg | 토양 개량, 서서히 영양 공급 |
| 웃거름(요소) | 3월 초 | 2-3kg | 급속 생장 촉진 |
| 웃거름(질산칼슘) | 첫 수확 후 | 1-2kg | 순 재생 촉진 |
| 엽면시비(액비) | 생장기 2주 간격 | 500배 희석 | 결핍 증상 예방 |
작년 봄에 이 방법을 적용해봤는데, 확실히 잎이 더 두꺼워지고 광택이 살아나는 게 보였어요. 특히 질산칼슘을 첫 수확 직후에 줬더니 일주일 만에 새로운 순이 5cm 이상 자라더라고요.
이걸 보니 "봄동은 두 번 수확한다"는 말이 진짜구나 싶었죠.병해충, 이렇게만 하면 걱정 끝
봄동 재배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바로 병해충이에요. 특히 3월은 기온이 오르면서 각종 해충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라 더 조심해야 해요.
그중에서도 벼룩잎벌레와 진딧물이 제일 골칫거리예요. 벼룩잎벌레는 잎에 구멍을 내는 해충인데, 특히 어린 모종일 때 피해가 커요.이 녀석들은 건조한 날씨를 좋아하니까, 물을 자주 줘서 습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저는 작년에 이 방법으로 별다른 농약 없이도 피해를 최소화했어요.진딧물은 3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요. 처음에는 잎 뒷면에 몇 마리 보이다가, 방치하면 일주일 만에 온 밭으로 퍼져버리죠. 발견 즉시 손으로 터뜨리거나, 흰색 끈끈이트랩을 설치하는 게 효과적이에요.화학 농약을 쓰고 싶지 않다면 마늘·생강 추출물을 희석해서 5-7일 간격으로 뿌려주는 것도 좋아요.| 주요 병해충 | 발생 시기 | 초기 증상 | 효과적인 방제법 |
|---|---|---|---|
| 벼룩잎벌레 | 3월 초-중순 | 잎에 작은 구멍 | 관수로 습도 유지, 백색 부직포 피복 |
| 진딧물 | 3월 하순-4월 | 잎 뒷면에 군집 | 손으로 제거, 끈끈이트랩 |
| 노균병 | 3월 중순 이후 | 잎에 노란 반점 | 배수 개선, 통풍 확보 |
| 무름병 | 습한 날씨 지속 | 줄기와 잎이 물러짐 | 과습 방지, 이랑 높게 |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연작 피해야 한다는 거예요. 같은 자리에 해마다 봄동을 심으면 병원균이 토양에 쌓여서 해가 갈수록 병해충 피해가 심해져요.
최소 2-3년은 다른 작물로 돌려짓기를 해주는 게 좋아요. 저는 배추과 작물(배추, 무, 유채 등)을 심었던 자리에는 3년 정도 간격을 두고 있어요.수확과 요리, 봄동의 진가는 이때
드디어 수확할 시간이에요. 봄동 수확의 타이밍은 정말 중요해요.
너무 늦게 수확하면 꽃대가 올라오면서 잎이 질겨지고 쓴맛이 생기거든요. 제 기준으로는 첫 수확은 3월 초중순, 두 번째 수확은 4월 초가 가장 적당해요.수확 방법도 간단해요. 밑둥에서 5-6cm 정도 남기고 칼로 잘라주면 돼요.이렇게 하면 남은 줄기에서 새로운 순이 올라와서 2-3주 후에 다시 수확할 수 있어요. 작년에 이 방법으로 한 포기에서 3차례까지 수확한 적도 있어요.수확한 봄동은 바로 요리하는 게 가장 맛있지만, 보관도 중요해요.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야채실에 넣어두면 5-7일은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어요.더 오래 보관하려면 살짝 데쳐서 냉동보관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요리 종류 | 재료 | 조리법 특징 | 추천 시기 |
|---|---|---|---|
| 봄동 겉절이 | 봄동, 고춧가루, 마늘, 생강 | 소금에 살짝 절인 후 버무림 | 첫 수확 즉시 |
| 봄동 김치 | 봄동, 젓갈, 찹쌀풀 | 배추김치보다 짧게 숙성 | 3월 중순 이후 |
| 봄동 쌈 | 봄동, 쌈장 | 생잎 그대로 사용 | 3월 초 |
| 봄동 나물 | 봄동, 들기름, 깨소금 | 데쳐서 무침 | 4월 이후 |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건 봄동 겉절이예요. 갓 수확한 봄동을 깨끗이 씻어서 소금물에 10분 정도 절인 다음,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을 넣고 버무리면 끝이에요.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에요. 특히 고기와 함께 먹으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요.봄동 김치는 배추김치보다 담그기가 훨씬 쉬워요. 오래 숙성시키면 물러지니까 2-3일 정도만 익혀서 먹는 게 좋아요.저는 작년에 이걸로 김치찌개를 끓여봤는데, 국물 맛이 아주 시원하고 개운했어요. 봄동의 진짜 매력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생으로 쌈을 싸 먹어도 좋고, 데쳐서 나물로 무쳐도 좋아요. 특히 된장국에 넣으면 구수한 맛이 살아나요.작년 봄에는 손님 초대해서 봄동 겉절이와 김치를 내놨는데, "이게 진짜 봄의 맛이구나" 하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이제 봄동 심을 준비 되셨나요? 3월 중순, 아직 늦지 않았어요.오늘 알려드린 세 가지 팁만 기억하시면 올해는 작년보다 두 배는 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텃밭에서 직접 키운 봄동으로 만든 겉절이와 김치,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