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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참깨 농사는 타이밍 싸움인가
작년 여름, 충남 논산에서 20년째 참깨 농사를 짓고 있는 김 씨를 만났다. 그는 5월 초에 참깨를 심었다가 냉해를 입어 40%가 넘는 피해를 본 경험을 털어놓았다.
"참깨는 따뜻한 걸 좋아하는데,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어요. 남부지방 기준으로 5월 초면 괜찮겠지 했는데, 그해엔 늦서리가 내렸거든요." 그의 말처럼 참깨는 발아부터 결실까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참깨는 원래 열대 작물이라 우리나라 기후에서 재배하려면 지역별로 심는 시기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중부지방은 5월 15일 이후, 남부지방은 5월 10일 전후가 적정하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공식 권장이다. 하지만 이게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최근 10년간 기후 변화로 봄철 기온 편차가 커지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게 현장 농가들의 목소리다. 실제로 2020년에서 2023년까지 4년간 경북 지역 참깨 재배 농가 200곳을 조사한 결과, 5월 5-10일 사이에 파종한 농가와 5월 20일 이후에 파종한 농가의 수확량 차이가 무려 28%나 났다.너무 일찍 심으면 저온 피해, 너무 늦게 심으면 장마와 겹쳐 병해충 발생이 늘어난다는 걸 보여준다. 그렇다면 1모작과 2모작의 차이는 무엇일까? 1모작은 5월 중하순에 심고, 2모작은 6월 중하순에 심는다.2모작의 경우 보리나 밀을 수확한 뒤에 심기 때문에 시기가 늦춰진다. 늦게 심으면 수확량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2모작 참깨가 품질이 좋은 경우가 많다.여름 고온기를 피해 결실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꼬투리 충실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구분 | 1모작 | 2모작 | 차이 |
|---|---|---|---|
| 파종 시기 | 5월 중하순 | 6월 중하순 | 약 4주 차이 |
| 수확 시기 | 8월 하순-9월 초 | 9월 중순-10월 초 | 2-3주 차이 |
| 평균 수확량(10a당) | 120-150kg | 100-130kg | 10-15% 감소 |
| 기름 함량(%) | 48-52 | 50-54 | 2-4% 증가 |
| 병해충 피해율(%) | 15-20 | 10-15 | 5% 감소 |
이 표를 보면 2모작이 수확량은 줄지만 품질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2모작 참깨는 고소한 맛이 더 진하다고 평가받는다.
기름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참기름을 짜서 판매하는 농가라면 2모작을 고려해볼 만하다.하지만 2모작은 늦가을 태풍이나 냉해의 위험이 있다. 10월 초중순에 수확해야 하는데, 이때 태풍이 오면 쓰러짐 피해가 크다.결국 자기 지역의 기후 패턴을 잘 파악하고 결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게 논 참깨와 밭 참깨의 차이다.요즘은 벼 대신 참깨를 심는 농가가 늘고 있다. 쌀값이 불안정해서다.하지만 논에서 참깨를 키우려면 배수 관리가 생명이다. 참깨는 과습에 무척 약해서, 물이 2-3일만 고여도 뿌리가 썩기 시작한다.논 참깨를 할 때는 반드시 30cm 이상 높은 두둑을 만들고, 배수로를 50cm 간격으로 파야 한다. 하우스 참깨는 또 다르다.비닐하우스에서 키우면 병해충이 적고 수확량이 안정적이지만, 초기 시설 투자비가 3.3㎡당 5-8만 원 정도 든다. 그래도 2년 정도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얘기다.참깨 품종 선택이 수확량을 좌우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참깨 품종만 해도 20여 종이 넘는다. 어떤 품종을 고르느냐에 따라 수확량이 30% 이상 차이 나는 건 기본이고, 병충해 저항성이나 쓰러짐 저항성까지 달라진다.
농사 시작하기 전에 꼼꼼히 따져볼 문제다. 가장 대표적인 품종은 '황금깨'와 '다향깨'다.황금깨는 20년 넘게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전통 품종으로, 적응성이 뛰어나고 맛과 향이 좋다. 하지만 쓰러짐에 약하고 흰가루병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반면 다향깨는 2015년에 개발된 신품종으로, 쓰러짐 저항성과 병충해 저항성이 황금깨보다 20% 이상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2022년 전북 완주에서 두 품종을 비교 재배한 결과를 보자. 황금깨는 10a당 135kg을 수확한 반면, 다향깨는 162kg을 수확했다.무려 20% 차이다. 게다가 쓰러짐 피해율은 황금깨가 18%였지만 다향깨는 7%에 그쳤다.비 오고 바람 부는 날씨가 잦은 우리나라 여름을 고려하면 다향깨가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다향깨도 단점이 있다.기름 함량이 황금깨보다 2-3% 낮아서, 참기름을 주 목적으로 하는 농가에는 아쉬울 수 있다. 또 종자 가격이 1kg당 3만 원 선으로 황금깨(2만 원)보다 비싸다.1,000㎡ 기준으로 보통 1-1.5kg의 종자가 필요하니, 초기 비용이 1만-1만 5천 원 정도 더 드는 셈이다. 최근에는 '백진깨'와 '건깨' 같은 품종도 주목받고 있다.백진깨는 꼬투리가 터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수확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일반 참깨는 수확 철에 꼬투리가 터져 씨앗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백진깨는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한 농가의 말을 빌리자면 "수확할 때 바닥에 떨어진 참깨 줍느라 허리 아픈 게 반은 줄었다"고 한다. 건깨는 가뭄에 강하다.2018년처럼 가뭄이 심했던 해에도 건깨를 심은 농가는 평년 대비 80% 수준의 수확량을 유지했다. 일반 참깨는 50%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차이다.최근 기후 변화로 가뭄이 잦아지는 추세라 건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품종명 | 수확량(10a당) | 기름 함량(%) | 쓰러짐 저항성 | 병충해 저항성 | 종자 가격(1kg) |
|---|---|---|---|---|---|
| 황금깨 | 120-150kg | 50-53 | 낮음 | 보통 | 2만 원 |
| 다향깨 | 150-180kg | 47-50 | 높음 | 높음 | 3만 원 |
| 백진깨 | 130-160kg | 49-52 | 보통 | 높음 | 2만 5천 원 |
| 건깨 | 110-140kg | 48-51 | 보통 | 보통 | 2만 8천 원 |
품종을 고를 때 고려할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주 발생하는 병해충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지역마다 주로 발생하는 병해충이 다른데, 예를 들어 남부 해안가는 흰가루병이, 중부 내륙은 역병이 자주 발생한다. 둘째, 판매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생참깨로 팔 거라면 수확량이 많은 다향깨, 참기름을 짤 거라면 기름 함량이 높은 황금깨가 유리하다. 셋째, 자신의 농사 스타일에 맞는 품종을 골라야 한다.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병충해 저항성이 높은 품종이 낫다. 요즘은 품종을 섞어 심는 농가도 늘고 있다.70%는 주력 품종, 30%는 실험 품종을 심어서 리스크를 분산하는 거다. 한 가지 품종이 병충해나 기후 변화에 전멸하는 걸 막을 수 있다.실제로 경남 밀양의 한 농가는 3년째 이 방식을 고수하며 안정적인 수확을 유지하고 있다.파종부터 솎아주기까지, 땅과의 대화
참깨 파종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씨앗이 워낙 작아서 한 번에 여러 개가 뭉쳐 나오거나, 반대로 너무 얇게 뿌려져서 듬성듬성 나는 경우가 많다.
경북 영천에서 30년째 참깨 농사를 짓는 박 씨는 "참깨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파종인데, 초보자들은 이걸 간과한다"고 말한다. 파종 깊이는 1-2cm가 적당하다.너무 깊으면 싹이 올라오지 못하고, 너무 얕으면 씨앗이 말라버린다. 손으로 파종할 때는 유공비닐 한 구멍에 4-5알씩 넣고, 모래로 살짝 덮어주는 게 좋다.모래를 사용하면 흙이 굳는 걸 막아 발아율이 15-2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줄 간격은 30cm, 포기 간격은 10-15cm를 유지해야 한다.이 간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수확량과 직결된다. 2019년 농촌진흥청 실험에 따르면, 줄 간격 30cm, 포기 간격 15cm로 심었을 때 10a당 148kg을 수확한 반면, 줄 간격 20cm, 포기 간격 10cm로 빽빽하게 심었을 때는 112kg에 그쳤다.너무 좁게 심으면 통풍이 안 돼 병이 생기고, 햇빛이 잘 안 들어 아래쪽 꼬투리가 여물지 않기 때문이다. 파종 후에는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하지만 한 번 준 후에는 너무 자주 주지 않는 게 좋다. 참깨는 과습에 약해서,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얕게 자라고 쓰러짐이 늘어난다.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에는 아예 물을 주지 않는 게 낫다. "참깨는 키울수록 물을 안 줘야 한다"는 말이 농가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유다.싹이 올라오면 솎아주기가 시작된다. 한 구멍에 4-5알이 났다면, 가장 튼튼한 2-3개체만 남기고 나머지는 뽑아내야 한다.이때 중요한 건 가위로 자르는 게 아니라 손으로 뽑는 거다. 가위로 자르면 남아 있는 뿌리가 썩으면서 건강한 개체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솎아주기를 언제 하느냐도 중요하다. 보통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 하는 게 적당하다.너무 일찍 하면 약한 개체를 살릴 수 없고, 너무 늦게 하면 영양분을 불필요하게 많이 소모한다. 2021년 전남 나주에서 진행된 실증 실험에서, 적기에 솎아주기를 한 구역은 늦게 한 구역보다 수확량이 18% 많았다.| 단계 | 시기 | 방법 | 주의사항 |
|---|---|---|---|
| 파종 | 5월 초-6월 중순 | 깊이 1-2cm, 구멍당 4-5알 | 모래 덮기로 발아율 향상 |
| 발아 | 파종 후 7-10일 | 온도 20-25도 유지 | 과습 주의, 배수 확인 |
| 솎아주기 1차 | 본잎 2-3장 | 구멍당 3개체로 솎기 | 가위 말고 손으로 뽑기 |
| 솎아주기 2차 | 본잎 5-6장 | 구멍당 2개체로 최종 솎기 | 가장 튼튼한 것만 남기기 |
| 북주기 | 솎아주기 후 2주 | 줄기 밑동에 흙 덮기 | 쓰러짐 방지, 뿌리 발달 |
솎아주기 후에는 북주기가 따라온다. 줄기 밑동에 흙을 덮어주는 작업인데, 쓰러짐을 막고 뿌리 발달을 돕는다.
특히 장마철이 오기 전에 북주기를 해두면 비와 바람에 쓰러지는 피해를 30-40% 줄일 수 있다. 파종부터 솎아주기까지는 대략 3-4주가 걸린다.이 기간 동안 날씨를 자주 확인하고, 필요하면 비닐을 씌워 보온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비닐을 씌울 때는 낮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참깨는 더위에도 약해서, 너무 뜨거우면 생육이 멈춘다.물주기와 병충해 관리, 적게 할수록 좋은 이유
참깨 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물을 너무 자주 주는 거다. 참깨는 건조한 환경에서 자란 작물이라 물을 많이 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충남 홍성에서 15년째 참깨 농사를 짓는 이 씨는 "처음에는 3일마다 물을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도리어 병을 키운 거였다"고 털어놓는다. 참깨의 물 요구량을 수치로 보면 더 명확해진다.참깨는 생육 기간 동안 1㎡당 하루에 3-5mm의 물만 필요하다. 이는 고추(5-8mm)나 콩(4-6mm)보다 적은 양이다.비가 자주 오는 우리나라 6-7월에는 자연 강우량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2020-2022년 전국 10개 시군에서 조사한 결과, 참깨에 추가 관수를 한 농가와 안 한 농가의 수확량 차이는 5% 미만이었다.물을 줘야 할 때는 언제일까? 가장 중요한 시기는 개화기와 결실기 초기다. 이때 2주 이상 가뭄이 지속되면 꽃이 떨어지거나 꼬투리가 제대로 여물지 않는다.하지만 이때도 흙이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면 물을 주지 않는 게 낫다. "참깨는 물을 주면 줄 수록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는 적어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병충해 관리는 예방이 최선이다. 참깨에 가장 흔한 병은 역병, 흰가루병, 모잘록병이다.이 중 역병은 한 번 발생하면 50% 이상의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역병을 예방하려면 배수를 철저히 하고, 장마철이 오기 전에 적용 약제를 뿌려두는 게 좋다.흰가루병은 잎에 하얀 가루가 생기는 병으로, 통풍이 안 될 때 잘 생긴다. 줄 간격을 넉넉히 하고, 잎이 너무 무성하면 아래쪽 잎을 따주는 것도 방법이다.2022년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시험 결과, 통풍이 잘 되는 구역은 흰가루병 발생률이 8%인 반면, 통풍이 안 되는 구역은 35%나 됐다. 해충으로는 담배나방과 잎말이나방이 대표적이다.담배나방은 꼬투리를 갉아먹어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이 해충은 성충이 알을 낳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방제하는 게 중요하다.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병해충 | 발생 시기 | 주요 증상 | 예방 방법 | 방제 약제 |
|---|---|---|---|---|
| 역병 | 6-7월 장마철 | 줄기와 뿌리가 갈변, 시들음 | 배수 철저, 윤작 | 메타락실, 디메토모르프 |
| 흰가루병 | 7-8월 고온기 | 잎에 하얀 가루 | 통풍 유지, 질소 비료 억제 | 트리플록시스트로빈 |
| 모잘록병 | 발아 후 2주 이내 | 줄기 밑동이 잘록해짐 | 종자 소독, 배수 | 테부코나졸 |
| 담배나방 | 7-8월 | 꼬투리 갉아먹음 | 성충 발생기 방제 | 클로르페나피르 |
| 잎말이나방 | 6-8월 | 잎을 말아 갉아먹음 | 조기 발견, 적용 약제 | 인독사카브 |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천적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당벌레와 칠성풀잠자리는 진딧물을 잡아먹고, 기생벌은 담배나방의 알에 기생한다.
실제로 친환경 참깨 농가에서는 이 천적들을 활용해 병충해를 40-50% 줄이고 있다. 하지만 천적만으로 완벽한 방제는 어렵다.특히 장마철에는 병이 급속도로 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하면 적절한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 중요한 건 농약 사용 시기를 놓치지 않는 거다.예방 위주로 관리하면 농약 사용 횟수를 2-3회로 줄일 수 있다.수확 시기와 방법, 꼬투리가 알려주는 신호
참깨 수확 시기는 꼬투리 색깔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래쪽 꼬투리가 누렇게 변하고, 위쪽 꼬투리는 아직 푸른색일 때가 적기다.
이때 수확해야 씨앗이 제대로 여물면서도 꼬투리가 터지기 전에 건질 수 있다. 수확이 늦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2021년 전북 정읍에서 수확 시기를 달리한 실험 결과가 있다.적기에 수확한 참깨는 손실률이 5% 미만이었지만, 10일 늦게 수확한 것은 15%가 꼬투리에서 터져 떨어졌다. 게다가 늦게 수확할수록 색깔이 누렇게 변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수확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낫으로 베는 전통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콤바인을 이용하는 기계 방식이다.전통 방식은 인건비가 많이 들지만 꼬투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계 방식은 빠르지만 꼬투리가 터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실제로 2022년 경남 합천에서 두 방식을 비교한 결과, 전통 방식은 10a당 145kg을 수확했지만 기계 방식은 132kg에 그쳤다. 하지만 기계 방식은 인건비가 60% 절감돼, 순소득은 오히려 10% 높았다.농가 규모와 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다. 수확 후에는 말리는 과정이 중요하다.베어낸 참깨를 5-7일간 그늘에서 말리면 꼬투리가 자연스럽게 열리면서 씨앗을 털기 쉬워진다. 이때 햇빛에 직접 말리면 꼬투리가 너무 빨리 터져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수확 시기 | 꼬투리 상태 | 씨앗 상태 | 수확량(10a당) | 손실률 |
|---|---|---|---|---|
| 조기(적기보다 5일 전) | 아래쪽 30% 누렇게 변함 | 70% 정도 여물 | 110-120kg | 3% 이하 |
| 적기 | 아래쪽 60-70% 누렇게 변함 | 90% 이상 여물 | 130-150kg | 5% 이하 |
| 만기(적기보다 10일 후) | 아래쪽 90% 누렇게 변함 | 완전히 여물 | 120-130kg | 15-20% |
표에서 보듯 적기에 수확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농가 사정상 수확 시기를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조기 수확이 만기 수확보다 낫다. 덜 여문 참깨는 말리는 과정에서 추가로 여물기 때문이다.수확할 때 날씨도 중요하다. 비 오는 날이나 습도가 높은 날은 피해야 한다.젖은 참깨는 말리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맑은 날 오전에 수확해 바로 말리는 게 가장 좋다.저장과 가공, 수확량보다 중요한 품질 관리
수확한 참깨를 어떻게 저장하느냐에 따라 6개월 후 가격이 30% 이상 차이 난다. 이 말은 농가에서 실제로 겪는 얘기다.
2022년 10월, 두 농가가 같은 날 수확한 참깨를 2023년 4월에 판매했는데, 한 농가는 kg당 8,000원, 다른 농가는 11,000원을 받았다. 차이는 저장 방법에 있었다.참깨 저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온도와 습도다. 참깨는 기름 함량이 높아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 산패가 일어난다.이 산패가 진행되면 고소한 맛이 사라지고 기름진 냄새가 난다. 산패를 막으려면 온도 15도 이하, 습도 60%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를 보자. 상온(25도)에서 보관한 참깨는 3개월 후 산가(산패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가 2.5까지 올라갔다. 반면 10도 냉장 보관한 것은 6개월 후에도 산가가 1.2에 머물렀다.산가 2.0을 넘으면 기름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냉장 보관이 월등히 유리하다. 하지만 모든 농가가 냉장 창고를 갖출 수 있는 건 아니다.초기 투자비가 3.3㎡당 50-80만 원 정도 들어서다. 그럴 때는 소포장 후 밀봉해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게 차선책이다.지퍼백이나 진공팩에 넣어 공기를 빼고 보관하면 상온에서도 3-4개월은 산패를 늦출 수 있다.| 보관 조건 | 1개월 후 | 3개월 후 | 6개월 후 | 12개월 후 |
|---|---|---|---|---|
| 상온(25도) 밀봉 | 산가 0.8, 색상 양호 | 산가 2.5, 색상 변화 | 산가 4.2, 고소함 감소 | 산가 6.8, 변질 |
| 냉장(10도) 밀봉 | 산가 0.5, 색상 양호 | 산가 0.9, 색상 양호 | 산가 1.2, 색상 양호 | 산가 2.1, 약간 변화 |
| 냉동(-18도) 밀봉 | 산가 0.3, 색상 양호 | 산가 0.4, 색상 양호 | 산가 0.5, 색상 양호 | 산가 0.8, 색상 양호 |
냉동 보관이 가장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해동 과정에서 결로가 생기면 오히려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소량씩 나눠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
가공 측면에서 보면, 참깨는 껍질을 벗기느냐 마느냐에 따라 용도가 달라진다. 껍질을 벗긴 백참깨는 고급 참기름 원료로, 껍질이 있는 흑참깨는 일반 조리용으로 쓰인다.백참깨 가격이 흑참깨보다 20-30% 비싸지만, 껍질 벗기는 공정이 추가로 들어가 인건비가 든다. 최근에는 참깨를 바로 볶아서 판매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볶은 참깨는 생참깨보다 보관 기간이 짧지만(3개월), 고소한 향이 강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2023년 소비자 조사에서 볶은 참깨를 선호하는 비율이 62%로, 생참깨(38%)를 크게 앞질렀다.참기름을 직접 짜서 판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1kg의 참깨로 약 400-500ml의 참기름을 얻을 수 있다.생참깨를 kg당 8,000-12,000원에 팔 때, 참기름은 500ml 기준 25,000-35,000원에 판매된다. 부가가치가 2-3배 높아지는 셈이다.하지만 참기름 제조 시설과 식품 제조 허가가 필요하므로, 초기 투자와 행정 절차를 고려해야 한다. 농가 소득을 높이려면 단순히 많이 수확하는 것보다 품질을 높이고 가공까지 고려하는 게 현명하다.실제로 2022년 전국 참깨 재배 농가 500곳을 조사한 결과, 생참깨만 판매한 농가는 10a당 평균 소득이 80만 원이었지만, 가공까지 한 농가는 150만 원을 넘겼다. 거의 2배 차이다.참깨 농사는 단순해 보이지만, 심는 시기부터 저장까지 각 단계에서의 결정이 전체 수익을 좌우한다. 타이밍을 맞추고, 품종을 잘 선택하며, 관리에 신경 쓰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작물이 될 수 있다.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농장 조건에 맞는 전략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