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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인가
작년 봄, 동네 마트에서 취나물 한 단에 4,000원 주고 샀다. 집에 와서 데쳐 무쳐 먹는데, 맛은 괜찮았지만 뭔가 아쉬웠다.
시판 나물 특유의 싱거운 맛, 그리고 가격. 한 번 무쳐 먹으면 끝인 양이 너무 적었다. 바로 그날 결심했다."내년엔 내가 키워서 실컷 먹자."텃밭을 가꾼 지 5년 차, 그동안 상추, 깻잎, 고추, 토마토까지 웬만한 건 다 키워봤다. 하지만 여러해살이 나물은 처음 도전이었다.
상추처럼 매년 씨앗 뿌리고 모종 심고 할 필요 없이, 한 번 심으면 3-5년은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작물. 특히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은 그 가치가 남다르다. 취나물은 참취, 곰취, 각시취 등 종류도 다양하고 향이 진해 나물로도, 쌈으로도 손색없다.부지깽이나물은 울릉도에서 자생하던 녀석인데, 취나물과 비슷하면서도 더 부드럽고 재배가 훨씬 쉽다. 대형마트에 가면 그냥 '취나물'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하는데, 사실 부지깽이나물인 경우가 많다.농가 입장에서는 재배가 쉬우니까 그런 거다. 이 두 작물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평생 농사라는 점이다.비유가 아니다. 한 번만 제대로 심어 놓으면 해마다 봄이면 새순이 올라오고, 적절히 수확하면 가을까지도 이어진다.심지어 겨울에도 뿌리는 살아있어서 다음 해를 준비한다. 당신이 이사 가거나 텃밭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사실상 평생 먹는 셈이다.| 구분 | 취나물 | 부지깽이나물 |
|---|---|---|
| 학명 | Aster scaber | Aster glehnii |
| 원산지 | 우리나라, 일본, 중국 | 울릉도 특산 |
| 재배 난이도 | 중간 | 쉬움 |
| 수확 가능 기간 | 3-5년 | 4-6년 |
| 1회 심기당 생산량(1㎡ 기준) | 약 2-3kg | 약 3-4kg |
| 시장 가격(1kg 기준) | 15,000-25,000원 | 10,000-18,000원 |
취나물이 좀 더 까다롭다면, 부지깽이나물은 진짜 '초보용'이다. 병충해도 거의 없고, 토양도 크게 가리지 않는다.
다만 두 작물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해의 심는 시기와 방법이 3년 후의 수확량을 결정한다는 것. 이걸 모르면 그냥 심고 까먹는 농사가 된다.심는 시기, 단 하루가 수확을 바꾼다
4월 초, 이른 아침 텃밭에 나갔다. 손끝이 시렸다.
전날까지 비가 내렸고, 땅은 아직 차가웠다. 옆 텃밭의 김씨 아저씨는 벌써 고추 모종을 심고 계셨다."아직 이르지 않나요?" 내가 물었다. "취나물은 지금이 딱이야, 너무 늦으면 여름 더위에 새순이 약해져." 그 말을 듣고 바로 집에 와서 심기로 했다.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의 심는 시기는 보통 봄(3-4월)과 가을(9-10월) 두 번이다. 하지만 내 경험상 봄 심기가 훨씬 안정적이다.가을에 심으면 뿌리가 자리 잡기도 전에 겨울 추위가 오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중부 지방 기준으로, 3월 하순에서 4월 중순이 가장 적기다.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농촌진흥청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취나물을 4월 초에 심은 경우보다 3월 중순에 심었을 때 생육 초기 엽면적이 약 18% 더 넓었다.하지만 3월 초에 심으면 서리 피해를 볼 확률이 30% 이상 높아진다. 결국 3월 하순에서 4월 초가 가장 이상적인 시기라는 결론이다.| 심는 시기 | 취나물 발아율 | 부지깽이나물 발아율 | 첫 수확까지 소요일 | 2년차 예상 수확량(1㎡) |
|---|---|---|---|---|
| 3월 초 | 62% | 70% | 55-60일 | 1.8kg |
| 3월 하순-4월 초 | 85% | 92% | 45-50일 | 2.5kg |
| 4월 중순 | 78% | 88% | 50-55일 | 2.2kg |
| 5월 초 | 55% | 65% | 65-70일 | 1.2kg |
| 9월 초(가을) | 70% | 80% | 이듬해 봄 | 1.5kg |
표에서 보듯이, 3월 하순에서 4월 초 사이에 심는 게 가장 좋다. 특히 부지깽이나물은 발아율이 92%나 된다.
씨앗 100개 심으면 92개가 싹 튼다는 뜻이다. 반면 5월 초에 심으면 발아율이 65%로 뚝 떨어진다.더위가 시작되면 땅속 온도가 올라가서 씨앗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나는 작년에 4월 2일에 심었다.당시 기온은 낮 15도, 밤 5도 정도였다. 텃밭 흙을 손으로 파보니 겉흙은 말랐지만 5cm 아래는 촉촉했다.이 정도면 완벽한 조건이었다. 씨앗을 뿌린 후 10일 만에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그때 느꼈다. "아, 시기가 진짜 중요하구나."모종 vs 씨앗, 당신의 선택이 수확을 결정한다
텃밭 초보 시절, 나는 무조건 씨앗을 샀다. "모종은 비싸고, 씨앗은 싸니까." 하지만 그 선택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1년 만에 깨달았다.
씨앗으로 심은 취나물은 발아율이 60%도 안 됐고, 발아한 애들도 왜소해서 여름까지 제대로 크지 못했다. 반면 옆 밭 아주머니가 심은 모종 취나물은 벌써 수확을 시작하셨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보자는 무조건 모종이다. 씨앗 파종은 전문가도 실패할 때가 많다.특히 취나물 씨앗은 발아 조건이 까다롭다. 온도는 15-20도, 습도는 70% 이상 유지해야 한다.게다가 빛을 보면 발아율이 떨어지는 '암발아성' 종자라서 흙을 얇게 덮어줘야 한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반면 부지깽이나물은 씨앗 발아가 비교적 쉽다. 하지만 그래도 모종이 빠르고 확실하다.내가 부지깽이나물 모종을 구입한 농가의 말에 따르면, 모종으로 심으면 씨앗보다 첫 수확 시기가 최대 30일 단축된다. 30일이면 봄나물 가격이 가장 비쌀 때다.시장에 내다 팔 생각이 아니라도, 빨리 수확해서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항목 | 씨앗 파종 | 모종 정식 |
|---|---|---|
| 비용(10주 기준) | 2,000-3,000원 | 8,000-15,000원 |
| 발아/활착 성공률 | 50-70% | 90-95% |
| 첫 수확까지 기간 | 60-80일 | 30-45일 |
| 1년차 수확량 | 0.5-1kg/㎡ | 1.5-2.5kg/㎡ |
| 초보자 추천 여부 | 비추천 | 강력 추천 |
| 노하우 필요 정도 | 높음 | 낮음 |
모종을 고를 때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잎 색깔이 진하고 도톰한 것. 연한 녹색이나 누런빛이 도는 건 영양 상태가 안 좋다는 증거다.
둘째, 줄기가 굵고 마디 사이가 좁은 것. 마디가 너무 벌어지면 웃자란 거라서 뿌리 힘이 약하다. 셋째, 뿌리가 흙을 꽉 감싸고 있는 것. 화분 밑 구멍으로 뿌리가 삐져나온 건 오래된 모종이라 활착이 더딜 수 있다.가격도 비교해볼 만하다. 인터넷에서 파는 취나물 모종은 10주에 8,000-12,000원 정도. 동네 농자재 판매점은 좀 더 싸서 6,000-10,000원 선이다.부지깽이나물 모종은 더 저렴해서 10주에 5,000-8,000원이면 산다. 씨앗보다 비싸 보이지만, 실패 확률을 고려하면 모종이 훨씬 경제적이다.땅 만들기, 3년 농사의 70%가 결정된다
텃밭 5년 차,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게 있다. 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작물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여러해살이 작물은 3-5년을 같은 자리에서 자라니까 처음 땅 만들기가 더 중요하다.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은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를 좋아한다. 물 빠짐이 나쁘면 뿌리가 썩는다.실제로 내가 첫 해에 심었던 자리는 텃밭 가장 낮은 곳이었다. 비 오고 나면 물이 고였다.그해 가을, 취나물 뿌리를 캐보니 절반이 갈색으로 변해 썩어 있었다. 그다음 해에는 30cm 높이로 두둑을 만들어 심었다.효과는 확실했다. 수확량이 2배로 늘었다.토양 산도(pH)도 중요하다. 취나물은 pH 5.5-6.5, 부지깽이나물은 pH 5.0-6.0을 선호한다.약산성 토양이 좋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밭 흙은 대부분 pH 5.5-6.5 사이라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 모르니 한 번쯤 측정해보는 게 좋다.동네 농업기술센터에 가면 토양 검사를 무료로 해준다. 나도 작년에 검사받았는데, 결과가 pH 6.2로 나와서 안심했다.| 토양 조건 | 취나물 | 부지깽이나물 |
|---|---|---|
| 최적 pH | 5.5-6.5 | 5.0-6.0 |
| 배수 상태 | 매우 중요 | 중요 |
| 유기물 함량 | 3% 이상 | 2% 이상 |
| 추천 두둑 높이 | 20-30cm | 15-20cm |
| 심기 전 퇴비량(1㎡) | 3-4kg | 2-3kg |
| 질소 비료 주의 | 과다하면 도장 | 보통 |
땅 만들기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하면 이렇다. 첫째, 심기 2주 전에 밭을 갈아엎는다.
둘째, 퇴비와 석회를 뿌리고 다시 갈아준다. 셋째, 두둑을 만든다.넷째, 1주일 정도 두었다가 심는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안 된다.특히 석회는 토양 산도를 조절하고 칼슘을 공급해주는데, 취나물이 칼슘을 좋아한다. 퇴비는 완숙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생퇴비를 쓰면 뿌리에 열이 올라가서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처음에 돈 아끼겠다고 시골에서 가져온 생우분을 썼다가, 취나물 잎이 노랗게 변하는 고생을 했다.지금은 시판되는 완숙 퇴비(20kg당 8,000-12,000원)를 사용한다.심는 방법, 이렇게 하면 100% 성공한다
드디어 심을 날이다. 4월 첫째 주 일요일, 날씨는 맑고 바람은 살짝 불었다.
텃밭에 나가니 흙에서 풀내음이 났다. 손으로 흙을 만져보니 촉촉하면서도 잘 부서졌다."오늘이다. "모종을 심는 간격이 수확량을 결정한다.
취나물은 30×30cm 간격, 부지깽이나물은 25×25cm 간격이 적당하다. 너무 좁게 심으면 경쟁하다가 다 크지 못하고, 너무 넓게 심으면 공간이 남아서 잡초가 자란다.1㎡ 기준으로 취나물은 9-11주, 부지깽이나물은 13-16주를 심으면 된다. 심는 깊이는 모종의 흙 표면이 지면과 같게 해야 한다.너무 깊게 심으면 줄기가 썩고, 너무 얕게 심으면 뿌리가 마른다. 모종을 화분에서 꺼낼 때는 뿌리가 상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나는 손가락으로 화분 옆을 톡톡 두드려서 흙을 느슨하게 만든 다음, 모종을 살짝 잡아당긴다.| 항목 | 취나물 | 부지깽이나물 |
|---|---|---|
| 심는 간격 | 30×30cm | 25×25cm |
| 1㎡당 모종 수 | 9-11주 | 13-16주 |
| 심는 깊이 | 모종 흙 표면과 지면 일치 | 동일 |
| 물 주기(심은 직후) | 1주 2-3회 | 1주 2회 |
| 멀칭 유무 | 권장 | 선택 |
| 첫 웃거름 시기 | 심은 후 20일 | 심은 후 25일 |
심은 후에는 반드시 물을 줘야 한다. 모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수분이 필수다.
첫 물은 흠뻑 주되, 물이 고이지 않게 한다. 그 후 1주일간은 흙이 마르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나는 심은 날과 3일 후, 7일 후에 각각 물을 줬다. 2주가 지나면 새로운 잎이 나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는 물 주는 간격을 늘려도 된다.멀칭(비닐 덮기)은 선택사항이지만, 나는 강력히 추천한다. 잡초를 막아주고, 수분 증발을 줄여주고, 겨울에는 보온 효과도 있다.검은색 비닐이 가장 좋다. 비닐 구멍을 뚫고 모종을 심으면 된다.1.5m 폭 비닐이 10m에 5,000-8,000원이면 산다. 텃밭 10㎡ 기준으로 2-3개면 충분하다.물주기와 거름주기, 적당함이 최고다
여름철, 취나물 잎이 축 처져 있길래 "물이 부족한가 보다" 싶어서 매일 물을 줬다. 그랬더니 잎이 더 노래지고 시들시들해졌다.
알고 보니 과습으로 뿌리가 숨을 못 쉬고 있던 거였다. 여러해살이 작물은 물을 너무 자주 주면 오히려 병이 생긴다.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만 물을 주는 게 원칙이다. 여름철에는 3-4일에 한 번, 봄가을에는 5-7일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비가 오면 당연히 안 줘도 된다. 흙을 손으로 만져봐서 겉흙 2-3cm가 말랐을 때 주는 게 가장 정확하다.거름도 과하면 안 된다. 특히 질소 비료를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향이 약해진다.취나물 특유의 진한 향은 적당한 영양 상태에서 나온다. 나는 밑거름으로 퇴비를 충분히 넣었기 때문에, 웃거름은 1년에 3번만 준다.봄(3월 하순), 첫 수확 후(5월 중순), 가을(9월 중순)이다.| 시기 | 거름 종류 | 1㎡당 사용량 | 방법 |
|---|---|---|---|
| 3월 하순 | 완숙 퇴비 + 깻묵 | 퇴비 2kg, 깻묵 100g | 줄 사이에 뿌리고 흙 덮기 |
| 5월 중순 | 액비(계분 발효액) | 500ml 물에 10ml 희석 | 잎에 닿지 않게 뿌리 주변 |
| 9월 중순 | 완숙 퇴비 | 1.5kg | 줄 사이에 뿌리고 흙 덮기 |
| 겨울 전 | 왕겨숯 | 200g | 표면에 뿌리기 |
액비는 직접 만들기도 한다. 계분 1kg에 물 10L를 넣고 2주간 발효시키면 된다.
다만 냄새가 심하니까 텃밭 구석에서 하길 추천한다. 시판 액비는 1L에 5,000-10,000원. 직접 만들면 재료비만 1,000원 정도 든다.겨울 전에 주는 왕겨숯은 내가 작년에 처음 시도해본 건데, 효과가 놀라웠다. 겨울 동안 뿌리 보온 효과가 있고, 봄에 해빙되면서 유기물과 미네랄을 공급해준다.게다가 잡초 억제 효과도 있다. 20kg 한 포대에 8,000원 정도. 텃밭 10㎡ 기준으로 1포대면 2년은 쓴다.수확의 기술, 언제 어떻게 따느냐가 맛을 결정한다
5월 중순, 드디어 첫 수확이다. 취나물 잎이 손바닥만큼 자랐다.
길이는 약 15-20cm. 부지깽이나물은 좀 더 길어서 20-25cm 정도. 둘 다 연한 초록빛이었다. 가위를 들고 텃밭에 섰다.마치 보물을 발굴하는 기분이었다. 수확 시기는 품종과 재배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심은 후 45-50일이면 첫 수확이 가능하다.너무 일찍 따면 양이 적고, 너무 늦게 따면 질겨진다. 기준은 잎의 길이와 부드러움이다.취나물은 잎이 15cm 이상 자랐을 때, 부지깽이나물은 20cm 이상 자랐을 때가 적기다. 수확 방법은 간단하다.줄기 아랫부분을 손으로 잡고 살짝 비틀어서 땐다. 가위를 쓰면 상처가 남아서 병이 생길 수 있다.단, 뿌리에서 3-5cm 정도 남기고 따야 다음 새순이 잘 자란다. 너무 밑동까지 따면 새순이 나오는 힘이 약해진다.| 수확 시기 | 취나물 수확량(1㎡) | 부지깽이나물 수확량(1㎡) | 맛과 식감 |
|---|---|---|---|
| 5월 상순-중순(첫 수확) | 0.8-1.2kg | 1.0-1.5kg | 연하고 향 진함 |
| 6월 상순-중순(2차) | 0.5-0.8kg | 0.8-1.2kg | 적당히 연함 |
| 7월 상순(3차) | 0.3-0.5kg | 0.5-0.8kg | 약간 질김 |
| 9월 하순(가을 수확) | 0.4-0.6kg | 0.6-0.9kg | 다시 연해짐 |
| 연간 총 수확량 | 2.0-3.0kg | 3.0-4.0kg | - |
수확 횟수는 1년에 3-4번이 적당하다. 너무 자주 따면 식물이 지쳐서 다음 해 수확량이 줄어든다.
나는 5월, 6월, 7월, 9월 이렇게 4번 딴다. 8월은 더위 때문에 취나물이 쉬는 시기라서 건드리지 않는다.수확한 나물은 바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하지만 양이 많을 땐 데쳐서 냉동 보관한다.끓는 물에 소금 약간 넣고 30초만 데친 다음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짠다. 그다음 1회 분량씩 랩에 싸서 냉동실에 넣으면 6개월은 거뜬하다.겨울에도 봄나물 맛을 볼 수 있다.병충해 관리, 자연의 힘을 빌려라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은 병충해에 강한 편이다. 하지만 완전히 면역인 건 아니다.
작년 여름, 장마가 길어지면서 취나물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넘겼는데, 1주일 만에 절반 이상의 잎이 병들었다.알고 보니 '잎마름병'이었다. 병충해의 가장 큰 원인은 과습과 통풍 불량이다.장마철이나 비가 자주 올 때, 밀식해서 심으면 병이 생기기 쉽다. 예방이 최선이다.심는 간격을 지키고, 배수가 잘 되게 하고, 비 온 후에는 빨리 마르도록 통풍을 신경 써야 한다.| 병충해 종류 | 증상 | 발생 시기 | 자연 방제법 | 화학 방제법 |
|---|---|---|---|---|
| 잎마름병 | 잎에 갈색 반점, 말라 죽음 | 장마철 | 통풍 개선, 석회보르도액 | 베노밀 수화제 |
| 흰가루병 | 잎에 흰 가루, 잎이 말림 | 가을철 | 우유 희석액(1:9) 분무 | 디페노코나졸 |
| 진딧물 | 잎 뒷면에 군집, 잎이 오그라듬 | 봄-여름 | 물 분사, 천적(무당벌레) 활용 | 피리미카브 |
| 뿌리혹선충 | 뿌리에 혹, 생육 부진 | 여름 | 윤작, 금송화 심기 | 적용 약제 없음 |
자연 방제법을 먼저 시도하는 게 좋다. 흰가루병에는 우유를 물에 1:9로 희석해서 1주일 간격으로 2-3번 뿌리면 효과를 본다.
진딧물은 물줄기로 확 쏴주면 대부분 떨어진다.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 수단으로 화학 약제를 사용한다.단, 수확 2주 전에는 절대 뿌리지 말아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윤작이다.같은 자리에 계속 심으면 병원균이 쌓인다. 3-4년마다 자리를 옮겨주는 게 좋다.텃밭이 좁다면, 최소한 다른 작물과 돌려심기를 해야 한다. 취나물 다음에는 고추나 토마토 같은 가지과 작물을 심는 게 좋다.겨울나기와 이듬해 관리, 3년 농사의 비밀
11월, 첫 서리가 내렸다.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의 지상부는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었다.
이제 겨울 준비를 해야 한다. 여러해살이 작물의 겨울나기가 3년 농사의 성패를 가른다.가장 중요한 건 뿌리 보호다. 지상부가 다 말라 죽은 것처럼 보여도 뿌리는 살아있다.겨울 동안 뿌리가 얼지 않게 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말라버린 줄기를 땅 가까이에서 잘라내고, 그 위에 짚이나 낙엽을 10-15cm 두께로 덮어준다. 나는 작년에 볏짚을 20kg 한 단(5,000원) 사서 덮어줬다.| 겨울 관리 방법 | 취나물 | 부지깽이나물 | 효과 |
|---|---|---|---|
| 짚 덮기 | 10-15cm 두께 | 10cm 두께 | 보온, 수분 유지 |
| 비닐 덮기 | 선택사항 | 불필요 | 추가 보온 |
| 왕겨숯 뿌리기 | 권장 | 권장 | 보온 + 영양 |
| 봄 해빙 시기 | 3월 초 | 3월 초 | 덮개 제거 시점 |
겨울을 난 후, 봄이 오면 덮개를 걷어내야 한다. 너무 일찍 걷으면 늦서리에 피해를 볼 수 있고, 너무 늦게 걷으면 새순이 뜨지 못한다.
기준은 아침 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시점이다. 대개 3월 초중순이다.2년차부터는 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뿌리가 깊게 자리 잡았기 때문에 물도 덜 줘도 되고, 거름도 1년에 2번(봄, 가을)만 주면 된다.수확량은 1년차보다 1.5-2배로 늘어난다. 내 경우, 1년차에 1㎡에서 1.5kg을 수확했다면 2년차에는 2.5kg, 3년차에는 3kg까지 늘었다.3년이 지나면 수확량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때가 포기 나눔을 할 시기다.봄에 뿌리를 캐내서 3-4등분으로 나눈 다음, 새 자리에 다시 심는다. 이렇게 하면 또 3-5년을 거뜬히 먹을 수 있다.하나의 뿌리로 10년 이상 농사가 가능한 셈이다.내가 경험한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의 진짜 매력
지금까지 적은 내용은 대부분 기술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진짜 알아야 할 건, 이 작물들이 주는 만족감이다.
취나물은 향이 독특하다. 데치면 특유의 향이 온 집안에 퍼진다.쌈으로 싸 먹어도 좋고, 무쳐 먹어도 좋고, 국에 넣어도 좋다. 나는 취나물을 데친 다음 참기름과 깨소금, 간장으로 무쳐서 밥 위에 올려 먹는 걸 좋아한다.시판 취나물과는 비교가 안 된다. 직접 키운 건 잎이 더 두껍고, 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살아 있다.부지깽이나물은 취나물보다 더 부드럽다. 식감이 거의 시금치에 가깝다.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내 아이는 부지깽이나물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걸 제일 좋아한다."엄마, 이거 맛있다"라는 말을 들을 때의 기쁨이란.이 두 작물의 가장 큰 장점은 노동력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상추나 고추처럼 매일 물 주고, 거름 주고, 병충해 체크하고 할 필요가 없다.
한 번 심어 놓으면 1년에 몇 번만 신경 쓰면 된다. 바쁜 현대인, 주말에만 텃밭을 돌볼 수 있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작물은 없다.여기서 하나 더. 이 작물들은 경제적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파는 취나물 1kg에 15,000-25,000원. 1년에 3kg만 수확해도 45,000-75,000원어치를 공짜로 먹는 셈이다.모종 값, 퇴비 값 다 빼도 순수익이 30,000-50,000원. 텃밭 1㎡에서 나오는 수익으로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결국, 취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은 처음만 제대로 하면 평생 먹는 보물이다.심는 시기, 땅 만들기, 모종 고르기, 이 세 가지만 신경 쓰면 3-5년은 거뜬히 먹을 수 있다. 그리고 3년 후에는 포기 나눔으로 또 3-5년. 이 과정을 반복하면 당신의 텃밭은 영원한 취나물, 부지깽이나물 밭이 된다.지금이 3월 하순에서 4월 초라면, 지금 당장 텃밭으로 나가길 바란다. 아니, 지금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이 글을 저장해두고, 심을 시기가 되면 다시 꺼내보길 바란다. 당신의 텃밭이 일년 내내 푸르고, 식탁에는 항상 신선한 나물이 올라가는 그날까지.이제 당신의 선택이다.
올해는 그냥 마트에서 사 먹을 것인가, 아니면 평생 먹을 텃밭을 만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