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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옥수수만 유독 심는 시기가 이렇게 긴 걸까
텃밭을 10년째 가꾸면서 느낀 건데, 옥수수만큼 심는 시기에 대한 고민이 많은 작물도 드물다. 4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무려 3개월 반 동안 파종이 가능하다고 하니, 처음 접하는 분들은 "대체 언제 심어야 제일 좋은 거야?"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작년 4월 초, 이른 감이 있었지만 욕심에 옥수수 씨앗을 직파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싹이 올라오자마자 늦서리를 맞아 잎이 하얗게 말라버렸다.그때 알게 됐다. 옥수수는 단순히 "4월에 심는다"는 정보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지역별 기온 차이, 품종 특성, 그리고 직파냐 모종이냐에 따라 성공 확률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옥수수의 재배 기간은 보통 90일에서 100일 정도다.
여기에 결정적인 변수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수확 직후의 맛이다. 옥수수는 수확한 순간부터 당분이 전분으로 변하기 시작한다.그래서 텃밭에서 키우는 분들이 한 번에 몰아 심지 않고 2-3주 간격으로 나눠 심는 이유다. 7월부터 10월까지 갓 수확한 옥수수를 맛보려는 전략인 셈이다.| 구분 | 씨앗 직파 | 모종 정식 |
|---|---|---|
| 중부지역 파종 가능 시기 | 4월 중순 - 7월 15일 | 5월 초 - 7월 25일 |
| 남부지역 파종 가능 시기 | 4월 초 - 7월 말 | 4월 말 - 8월 초 |
| 수확까지 소요 기간 | 90-100일 | 80-90일 |
| 냉해 위험 | 높음 (초기 발아 후 취약) | 낮음 (어느 정도 키운 후 정식) |
| 새 피해 | 매우 높음 (씨앗을 파먹음) | 낮음 |
이 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모종 정식이 씨앗 직파보다 수확 기간이 10일 정도 짧다는 사실이다. 육묘장에서 2-3주 키운 모종을 정식하기 때문에 노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종 한 개 가격이 500원에서 1,000원 사이라, 50주만 심어도 2만 5천 원에서 5만 원이 든다. 반면 씨앗 한 봉지는 3,000원에서 5,000원 선이니 경제성을 따지면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4월 직파, 웅덩이 파종법이 답이다
처음 옥수수를 키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두 가지다. 하나는 4월 초에 너무 일찍 심는 거고, 다른 하나는 5월까지 기다렸다가 심는 거다.
4월 초 직파는 늦서리 리스크가 크고, 5월에 심으면 장마철 직전이라 수확이 늦어질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4월 중순, 웅덩이 파종법이다.이 방법의 핵심은 두둑에 10cm 깊이로 구멍을 파고 씨앗을 넣은 뒤 배색 비닐로 덮는 방식이다. 비닐과 흙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미니 온실 역할을 해서 외부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도 내부 온도는 5-10도 가량 높게 유지된다.실제로 작년 4월 15일에 이 방법으로 심은 옥수수와 5월 5일에 일반 직파한 옥수수의 생장 속도를 비교해봤다. 4월 15일 웅덩이 파종한 옥수수는 5월 10일경에 이미 15cm까지 자랐고, 5월 5일 일반 직파한 옥수수는 5월 20일이 되어서야 10cm를 넘겼다.5월 중순에 내린 비까지 고려하면, 웅덩이 파종한 옥수수가 최종 수확 시기에서도 2주 정도 앞섰다. 웅덩이 파종법의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하자면 이렇다.첫 번째, 이랑을 만들고 30cm 간격으로 10cm 깊이의 구덩이를 판다. 두 번째, 구덩이 바닥에 씨앗을 2-3알씩 넣고 흙을 2-3cm 정도 덮는다.세 번째, 배색 비닐(검정색과 흰색이 섞인 비닐)로 구덩이 위를 덮는다. 네 번째, 비닐 가장자리를 흙으로 꼼꼼히 눌러준다.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보온 효과뿐 아니라 잡초 억제 효과도 있다는 점이다. 검정 비닐이 햇빛을 차단해 잡초가 자라는 걸 막아주니까, 5월까지 제초 작업이 거의 필요 없다.단, 주의할 점도 있다. 싹이 튼 후 비닐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내부 온도가 너무 올라가 싹이 데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보통 씨알이 싹을 틔운 후 5-7일 안에 싹이 비닐에 닿기 시작하는데, 이때 비닐에 구멍을 내주거나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모종 심기, 5월이 정석인 이유
옥수수 모종을 심는 가장 좋은 시기는 5월이다. 정확히 말하면 5월 초에서 중순 사이인데, 이 시기의 장점은 냉해 걱정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중부지역 기준으로 5월 5일 이후에는 늦서리 확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모종 정식의 또 다른 장점은 새 피해에서 자유롭다는 거다.옥수수 씨앗을 직파하면 참새와 까치가 씨앗을 파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도 첫 해에 직파한 씨앗의 60% 이상을 새에게 빼앗긴 경험이 있다.하지만 15cm 이상 자란 모종을 정식하면 새가 피해를 줄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모종을 고를 때는 포트(화분)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뿌리가 포트 바닥까지 내려와 흙과 함께 단단히 뭉쳐있는 상태가 좋은 모종이다. 반대로 뿌리가 포트 밖으로 삐져나와 있거나, 잎이 누렇게 변한 모종은 피하는 게 좋다.건강한 모종 한 개의 가격은 보통 700원에서 1,000원 사이다. 모종 정식 간격은 30cm가 기본이다.하지만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초당옥수수는 알이 작아 25cm 간격도 가능하고, 찰옥수수는 35cm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좁게 심으면 수정이 잘 안 되고, 너무 넓게 심으면 공간이 낭비된다.모종 정식 후 2주가 지나면 북주기 작업을 해줘야 한다. 옥수수는 키가 2m 이상 자라기 때문에 바람에 쓰러지기 쉽다.북주기를 하면 줄기 아래쪽에서 새로운 뿌리가 나와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태풍이나 강풍에 옥수수 전체가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모종 선택 기준 | 좋은 모종 | 나쁜 모종 |
|---|---|---|
| 잎 색깔 | 진한 녹색 | 연한 녹색 또는 누런색 |
| 줄기 두께 | 5mm 이상 | 3mm 미만 |
| 뿌리 상태 | 포트 안에 가득 참 | 포트 밖으로 삐져나옴 |
| 키 | 10-15cm | 20cm 이상 (웃자람) |
| 가격대 | 700-1,000원 | 300-500원 (할인품) |
이 표를 보면 알겠지만, 값싼 모종보다는 적정 가격의 모종을 고르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300원짜리 모종은 대부분 할인 품목으로, 재고가 오래되거나 관리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왜 한 품종만 심어야 할까
옥수수를 키울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같은 텃밭에는 한 가지 품종만 심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품종의 옥수수를 가까이 심으면 교잡이 일어나 맛과 식감이 떨어진다. 필자가 3년 전에 경험한 사례를 하나 들겠다.그해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를 50m 정도 떨어뜨려 심었는데, 수확해보니 찰옥수수에서 초당옥수수의 단맛이 섞여 나오고, 초당옥수수는 찰기가 덜해졌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200m 이상 떨어져야 교잡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한다.작은 텃밭에서 200m 간격을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 해에는 찰옥수수만, 다음 해에는 초당옥수수만 심는 식으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교잡 문제 외에도 품종 선택은 재배 시기와 직결된다. 초당옥수수는 알이 작아 빨리 익는 편이라 9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반면 찰옥수수는 알이 차는 데 시간이 더 걸려 100-110일 정도 필요하다. 대학찰옥수수처럼 특정 지역에 특화된 품종은 재배 기간이 120일까지 늘어나기도 한다.품종별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찰옥수수는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알이 꽉 차서 씹는 맛이 좋고, 전분 함량이 높아 포만감이 크다. 재배 기간은 100일 내외로, 4월 중순에 심으면 7월 하순에 수확할 수 있다.단, 늦게 심으면 알이 덜 차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초당옥수수는 당도가 높아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수확 후 당분이 전분으로 변하는 속도가 빨라, 수확 즉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재배 기간은 90일로 비교적 짧지만, 병충해에 약한 편이다.미니 찰옥수수는 한 개 크기가 작아 아이들이 좋아한다. 재배 기간이 80일로 가장 짧아 7월 초순에도 심을 수 있다.다만 수확량이 적어 상업적 재배보다는 가정용 텃밭에 적합하다.7월, 마지막 기회를 잡아라
옥수수 심는 시기의 마지노선은 7월 중순이다. 중부지역 기준으로 7월 10일에서 15일 사이가 씨앗 직파의 한계이고, 모종 정식은 7월 20일에서 25일까지 가능하다.
이 시기를 넘기면 가을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마치기 어렵다. 하지만 7월에 심는 건 분명 리스크가 따른다.가장 큰 문제는 장마다.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장마 기간에 심으면 씨앗이 썩거나 모종이 물에 잠길 위험이 크다.따라서 장마가 끝나는 7월 20일 이후에 심는 게 안전하다. 필자가 작년 7월 22일에 심은 옥수수 모종은 10월 10일경에 수확했다.당시 첫서리가 10월 20일에 내렸으니 간신히 수확에 성공한 셈이다. 만약 7월 25일 이후에 심었다면 서리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7월에 심을 때는 재배 기간이 짧은 품종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미니 찰옥수수나 조생종 초당옥수수가 적합하다.반면 일반 찰옥수수는 재배 기간이 100일 이상이라 7월에 심으면 수확이 어렵다.| 7월 파종 시기별 전망 | 직파 한계일 | 모종 한계일 | 예상 수확일 |
|---|---|---|---|
| 중부지역 (경기, 충청) | 7월 15일 | 7월 25일 | 10월 15일 전후 |
| 남부지역 (전라, 경남) | 7월 25일 | 8월 5일 | 10월 25일 전후 |
| 강원 산간지역 | 7월 5일 | 7월 15일 | 9월 30일 전후 |
이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부지역은 중부보다 2주 정도 늦게 심을 수 있다. 하지만 강원 산간지역은 반대로 2주 정도 일찍 마감해야 한다.
지역별 기후 특성을 무시하고 심으면 100% 실패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수확시기, 이걸 놓치면 망한다
옥수수 수확시기를 놓치는 건 텃밭에서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알이 덜 차서 맛이 없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딱딱해져서 식감이 떨어진다.
수확 적기를 판단하는 4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수염(암술) 색깔을 확인한다.옥수수 수염이 처음에는 연한 녹색이었다가 점차 갈색으로 변한다. 수염이 완전히 갈색으로 변하고 마르기 시작하면 수확이 임박했다는 신호다.두 번째, 옥수수 알을 살짝 눌러본다. 손톱으로 옥수수 알을 눌렀을 때 하얀 즙이 나오면 아직 덜 익은 상태고, 즙이 나오지 않으면 너무 익은 상태다.적당히 익은 옥수수는 알을 눌렀을 때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지면서 부드럽게 들어간다. 세 번째, 옥수수 껍질을 살짝 벗겨본다.알이 꽉 차 있고 고르게 노란색(또는 흰색)을 띠고 있으면 수확 적기다. 반면 알이 쭈글쭈글하거나 색이 고르지 않으면 수확 시기가 지났거나 덜 익은 것이다.네 번째, 재배 일수를 확인한다. 씨앗을 심은 날로부터 90-100일이 지났는지 체크한다.보통 4월 중순에 심으면 7월 하순에서 8월 초가 수확 적기다. 수확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하는 게 좋다.낮에 수확하면 열기에 의해 당분 손실이 빨라진다. 수확한 옥수수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찜통에 넣어 쪄야 맛이 유지된다.껍질을 벗기면 수분이 날아가 퍽퍽해지기 때문이다. 수확 후 24시간 안에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냉장 보관하면 2-3일까지는 괜찮지만, 그 이상 지나면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한 번에 너무 많이 수확하기보다는 먹을 만큼만 따는 게 좋다.이게 바로 옥수수를 나눠 심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나눠 심기, 1년 내내 갓 수확한 옥수수를 먹는 법
옥수수는 수확 즉시 먹어야 제맛이라는 특성 때문에, 텃밭에서 가장 효율적인 재배 방식이 바로 '나눠 심기'다. 2-4주 간격으로 씨앗을 파종하거나 모종을 정식하면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 갓 수확한 옥수수를 즐길 수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나눠 심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1차: 4월 15일경 웅덩이 파종 2차: 5월 10일경 씨앗 직파 3차: 6월 5일경 씨앗 직파 4차: 7월 5일경 모종 정식이렇게 하면 1차는 7월 하순, 2차는 8월 중순, 3차는 9월 상순, 4차는 10월 초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각 차수별로 30주씩만 심어도 4인 가족이 4개월 동안 매주 1-2번씩 옥수수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다만 나눠 심기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바로 품종 선택이다. 4월에 심는 옥수수는 재배 기간이 긴 찰옥수수도 괜찮지만, 7월에 심는 옥수수는 반드시 조생종이나 미니 찰옥수수를 선택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서리 피해를 볼 위험이 크다. 또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나눠 심기를 할 때는 같은 품종만 사용해야 한다.다른 품종을 섞어 심으면 교잡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양한 품종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해마다 품종을 바꾸는 식으로 운영하는 게 현명하다.텃밭 규모가 작아서 나눠 심기가 어렵다면, 4월 중순에 한 번만 심는 걸 추천한다. 이 시기에 심으면 장마 초입인 7월 하순에 수확할 수 있어 날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5월 이후에 심으면 장마와 태풍을 피하기 어려워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옥수수 재배의 핵심은 결국 '시기'와 '품종'의 조화다.지역별 기후 특성을 고려하고, 자신의 텃밭 상황에 맞는 품종을 선택한다면 누구나 성공적인 옥수수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특히 나눠 심기만 잘 활용해도 1년 내내 갓 수확한 옥수수를 먹을 수 있다는 게, 텃밭을 가꾸는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