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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시기, 하루가 농사를 좌우한다
지난가을, 충남 금산의 한 들깨 농장을 찾았다. 60대 농부 김씨는 “작년에는 일주일 늦게 베는 바람에 알이 절반도 안 털렸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들깨 수확은 타이밍이 전부다. 너무 일찍 베면 깨가 덜 여물고, 너무 늦게 베면 알이 터져 떨어진다.농촌진흥청의 2023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적정 수확시기를 놓칠 경우 수확량이 최대 40%까지 감소한다고 한다. 들깨는 보통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수확한다.하지만 이건 지역과 품종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만난 충북 괴산의 들깨 재배 전문가 박씨는 “꽃이 핀 후 40-45일이 지나면 수확해도 된다”고 귀띔했다.실제로 그가 운영하는 3,300㎡ 규모의 농장에서는 꽃대 밑동의 깨가 80% 정도 갈색으로 변했을 때 수확을 시작한다.| 수확 판단 지표 | 상태 | 수확 적합도 |
|---|---|---|
| 깨 색깔 변화 | 80% 이상 갈색 | 최적 |
| 꽃대 건조 상태 | 윗부분 30%만 푸르름 | 적합 |
| 잎 마름 정도 | 하단 잎 70% 떨어짐 | 수확기 |
| 씨앗 경도 | 손톱으로 눌렀을 때 단단함 | 완숙 |
| 비 온 후 경과 | 3일 이상 맑음 | 수확 가능 |
수확시기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날씨다. 비가 온 직후에는 절대 베지 말아야 한다.
습기가 많으면 깨가 곰팡이 슬 확률이 높아지고, 건조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진다. 나도 처음에는 “비 온 다음 날 베면 흙이 부드러워서 낫질하기 편하겠지”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게 큰 착각이었다. 습기 찬 들깨는 말리는 데 2배 이상 시간이 걸리고, 깨 알맹이가 터질 때 깨끗하게 떨어지지 않는다.전문가들은 “아침 이슬이 마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수확하라”고 조언한다. 이 시간대는 습도가 낮고 깨 알이 가장 단단하게 밀착되어 있다.특히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마쳐야 한다. 서리 맞은 들깨는 쓴맛이 강해지고 기름 함량이 떨어진다.“수확시기를 판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들깨 꽃대를 손으로 비벼보는 거예요. ” 경남 밀양의 30년 베테랑 농부 최씨의 말이다.그의 설명에 따르면, 꽃대를 손바닥에 놓고 비볐을 때 깨가 5-6알 이상 떨어지면 수확해도 좋다. 반대로 깨가 전혀 안 떨어지면 덜 익은 거고, 너무 많이 떨어지면 늦은 거다.흥미로운 건, 같은 밭에서도 위치에 따라 수확시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양지바른 남향 밭은 북향보다 5-7일 먼저 수확할 수 있다.밭 가장자리와 중앙부도 차이가 난다. 햇빛을 더 많이 받는 가장자리 깨가 먼저 익는다.그래서 일부 전문 농가에서는 밭을 구역별로 나눠 단계적으로 수확하기도 한다. 수확시기를 제대로 맞추면 수확량이 2배로 늘어난다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실제로 농촌진흥청 시험 결과, 적기 수확과 부적기 수확의 차이가 10a당 100kg 대 60kg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 차이는 단순히 깨의 양뿐 아니라 품질에서도 극명하게 갈린다.적기에 수확한 들깨는 기름 함량이 45% 이상이지만, 늦게 수확한 것은 35% 이하로 떨어진다. 이제 수확시기를 알았다면, 다음 단계는 어떻게 베느냐다.베는 방법에 따라 건조 효율과 작업 속도가 완전히 달라진다.베는 방법, 도구보다 테크닉이 중요하다
들깨를 베는 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엄청난 테크닉이 필요하다. 지난해 처음 들깨 농사에 도전한 지인은 낫으로 베다가 손바닥에 물집이 잡혀서 결국 예초기로 밀어버렸다.
결과는 처참했다. 깨가 땅에 쏟아져서 수확량이 3분의 1로 줄었다.들깨 수확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전통적인 낫 베기, 예초기 사용, 그리고 콤바인 기계 수확이다.각각 장단점이 확실하다.| 베는 방법 | 장점 | 단점 | 적합한 농가 규모 |
|---|---|---|---|
| 낫 베기 | 깨 손실 최소화, 정밀 작업 가능 | 시간 오래 걸림, 체력 소모 큼 | 660㎡ 이하 |
| 예초기 사용 | 빠른 작업 속도, 적은 인력 | 깨 손실 10-15%, 안전사고 위험 | 660-3,300㎡ |
| 콤바인 수확 | 대량 수확 가능, 노동력 절감 | 초기 비용 부담, 밭 상태 제한 | 3,300㎡ 이상 |
| 소형 바인더 | 중간 규모에 적합, 줄기 정리 용이 | 기계 고장 잦음, 정비 필요 | 1,000-3,300㎡ |
내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660㎡ 미만의 소규모 밭은 낫 베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낫을 사용할 때는 뿌리에서 10-15cm 위를 자르는 게 포인트다.
너무 낮게 자르면 흙이 묻고, 너무 높게 자르면 깨가 붙은 마디를 놓친다. 30년 경력의 농부들은 “왼손으로 깨 줄기를 잡고 오른손으로 낫을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베어라”고 조언한다.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칼날 높이 조절이 생명이다. 바닥에서 15cm 이상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너무 낮게 깎으면 돌이나 흙탕물이 튀어 깨에 묻는다. 또한 예초기 작업은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골라야 한다.바람이 불면 잘린 깨가 여기저기 흩어진다. 충남 서산의 들깨 재배 농가를 운영하는 이씨는 “예초기로 벨 때는 작업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깨 줄기가 쓰러진 방향의 반대쪽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그래야 깨가 덜 부러지고, 줄기가 엉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실제로 그의 밭은 기계 작업을 해도 깨 손실이 5% 미만이다. 콤바인을 사용하는 대규모 농가들은 수확 전에 밭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특히 습지나 경사가 심한 곳은 기계가 빠지거나 전복될 위험이 있다. 2022년 강원도에서는 콤바인이 논두렁에 걸려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농기계 안전사고의 30%가 수확기에 집중된다는 통계도 있다. 베는 시간대도 고려해야 한다.앞서 말했듯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가 최적이지만, 낫으로 벨 때는 오전 6-8시도 괜찮다. 이슬이 있어 줄기가 부드러워 잘 베어지기 때문이다.단, 베자마자 바로 말리지 않고 하루 정도 그늘에 두었다가 말리는 게 좋다. “베는 요령보다 중요한 건 베기 전 준비예요.” 전북 임실의 40년 농사꾼 김씨의 말이다. 그는 수확 2주 전부터 밭의 잡초를 제거한다.잡초가 섞이면 건조 과정에서 곰팡이가 생기고, 깨 털 때 이물질이 섞여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베는 방법에서 간과하기 쉬운 게 작업자의 복장이다.들깨 잎에는 미세한 털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긴팔 옷과 장갑은 필수고, 마스크까지 착용하는 게 좋다.특히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보안경과 귀마개를 반드시 써야 한다. 매년 예초기 사고로 실명하는 사례가 100건 이상 보고된다.베는 작업이 끝나면 바로 말리기 공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이 실수한다.베자마자 햇볕에 펼쳐 놓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말리기, 그늘에서 시작해야 깨가 산다
“들깨는 햇볕에 말리면 깨가 타서 기름이 빠져나가요. ” 경북 의성의 들깨 가공업자 박씨의 충고다.
그는 20년 동안 들깨를 말려온 전문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들깨는 직사광선 아래서 말리면 표면 온도가 50도 이상 올라가면서 깨 속의 지방산이 산화된다.결과적으로 기름 함량이 10% 이상 감소하고, 고소한 맛도 반으로 준다. 들깨 말리기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첫 번째는 그늘에서의 예비 건조, 두 번째는 통풍 건조, 세 번째는 최종 건조다.| 건조 단계 | 방법 | 소요 시간 | 온도 조건 | 습도 조건 |
|---|---|---|---|---|
| 예비 건조 | 그늘에 걸기 또는 세워두기 | 3-5일 | 15-20도 | 60% 이하 |
| 통풍 건조 | 발이나 망 위에 펼쳐 말리기 | 7-10일 | 20-25도 | 50% 이하 |
| 최종 건조 | 실내 환기 건조 | 2-3일 | 25-30도 | 40% 이하 |
| 긴급 건조 | 건조기 사용 | 12-24시간 | 35-40도 | 30% 이하 |
예비 건조 때는 베어낸 들깨를 다발로 묶어서 그늘진 곳에 거꾸로 매단다. 이때 중요한 건 줄기 사이에 틈을 만들어 통풍이 잘 되게 하는 거다.
너무 빽빽하게 매달면 가운데 있는 깨가 썩을 수 있다. 1㎡당 10-15다발 정도가 적당하다.통풍 건조 단계에서는 깨 줄기를 발이나 망 위에 얇게 펼쳐 놓는다. 두께는 5-10cm를 넘기면 안 된다.두껍게 쌓으면 아래쪽 깨가 눌려서 변질된다. 하루에 한 번씩 뒤집어 주는 게 포인트다.이때 깨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말리기는 느리게, 그러나 확실하게 해야 해요.” 충북 제천의 전통 재래식 농법을 고수하는 최씨의 설명이다. 그는 급하게 말리면 깨 껍질이 먼저 마르고 속은 덜 마르는 현상이 생긴다고 지적한다.이렇게 된 깨는 저장 중에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건조기를 사용할 때는 온도 조절이 생명이다.35도 이상 올라가면 깨의 지방산이 파괴되기 시작한다. 2021년 우리나라식품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40도에서 24시간 건조한 들깨는 자연 건조한 것보다 항산화 성분이 15% 감소했다.건조기 사용 시에는 30-35도에서 서서히 말리는 게 가장 안전하다. 실제로 농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빨리 말리려고” 햇볕에 내놓는 거다.전남 보성의 한 들깨 농장주는 “작년에 일주일 일찍 수확하려고 햇볕에 말렸다가 깨가 반절은 까맣게 탔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해 들깨 기름을 짰는데, 고소한 맛 대신 쓴맛이 났다고 한다.말리는 기간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평균적으로 10-15일 정도 걸리는데,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20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이때는 환기를 자주 해주고, 비가 올 때는 반드시 실내로 들여야 한다. 비에 젖은 들깨는 2-3일 안에 곰팡이가 필 확률이 80%에 달한다.말리기가 끝났는지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깨 줄기를 손으로 구부려보는 거다. ‘뚝’ 하고 부러지면 완전히 마른 거고, 휘어지면 아직 덜 마른 거다.깨 알맹이를 손톱으로 눌렀을 때 단단하게 느껴지고, 껍질이 잘 벗겨지면 말리기 완료다. 이제 말린 들깨를 털어야 할 차례다.그런데 터는 방법도 무턱대고 하면 안 된다. 제대로 털지 않으면 깨가 으스러지거나 줄기가 섞여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터는 노하우, 힘보다 요령이다
들깨 타작은 가장 고된 작업 중 하나다. 지난해 나는 아버지를 도와 들깨를 털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그때 깨달았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요령으로 하는 거구나.”전통적인 방법은 ‘도리깨’로 두드리는 거다.
하지만 현대에는 여러 도구가 개발되어 있다. 가장 보편적인 건 ‘들깨 터는 기계’다.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2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터는 방법 | 작업 속도 | 깨 손실률 | 초기 비용 | 추천 규모 |
|---|---|---|---|---|
| 도리깨 수작업 | 1kg/시간 | 2-3% | 0원 | 66㎡ 이하 |
| 수동 타작기 | 5kg/시간 | 3-5% | 10-20만원 | 66-330㎡ |
| 전동 타작기 | 20kg/시간 | 5-8% | 50-80만원 | 330-1,000㎡ |
| 콤바인 탈곡 | 200kg/시간 | 8-12% | 1,000-3,000만원 | 3,300㎡ 이상 |
내가 추천하는 건 중간 규모 농가에 적합한 수동 타작기다. 이 기계는 마대자루에 넣고 돌리면 깨가 떨어지는 원리다.
가격도 저렴하고, 깨 손실률도 낮다. 단, 한 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줄기가 엉켜서 잘 안 털린다.마대자루 반 정도만 채우는 게 적당하다. 전동 타작기는 속도는 빠르지만 깨가 으스러지는 단점이 있다.특히 깨가 마른 상태에서는 더 심하다. 그래서 전동 타작기를 사용할 때는 깨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터는 게 좋다.약간 촉촉할 때 털면 깨가 덜 으스러진다. “터는 타이밍도 중요해요.” 경기 양평의 들깨 농장주 조씨는 “해 뜨기 전 이슬이 있을 때 터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습기가 있으면 깨가 줄기에서 덜 튀어나오고, 으스러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그의 농장은 새벽 4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깨와 이물질을 분리하는 거다.타작 후에는 깨와 줄기 조각, 껍질 등이 섞여 있다. 이걸 깨끗이 골라내야 상품 가치가 높아진다.전통적으로는 키나 바람을 이용해 골라냈다. 요즘은 선별기를 사용하는 게 보편적이다.선별기의 가격은 3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간단한 건 선풍기 바람을 이용해 가벼운 이물질을 날려버리는 방식이다.고급 제품은 진동과 바람을 동시에 이용해 완벽하게 분리한다. 나는 50만원짜리 중간 제품을 사용하는데, 만족도가 꽤 높다.터는 작업 후에는 즉시 저장해야 한다. 깨는 습기에 매우 민감하다.밀폐 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곳에 두면 기름이 산화된다.냉장 보관하면 1년, 냉동 보관하면 2년까지 신선도가 유지된다. “깨는 털자마자 바로 포장해야 해요.” 전북 완주의 깨 가공 공장 관계자의 조언이다.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습기를 머금고, 그게 곰팡이로 이어진다.실제로 그의 공장에서는 턴 깨를 2시간 안에 진공 포장한다. 마지막으로, 터는 작업 후 남은 깨 줄기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깨 줄기는 퇴비로 사용하거나, 가축 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는 깨 줄기를 태운 재가 비료로도 쓰인다.농사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이제 수확부터 말리기, 터기까지 전 과정을 알았다.이 노하우만 잘 지켜도 수확량을 2배로 늘릴 수 있다. 올가을에는 꼭 적기에 수확해서 최상의 들깨를 수확하길 바란다.직접 재배한 들깨로 기름을 짜거나 깨소금을 만들어 먹는 맛은, 시중에서 사 먹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 고소함과 향긋함은 농사의 가장 큰 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