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월동 시금치 파종 시기 달리하면 1년 내내 수확 가능합니다

2026-05-21 · Uncategorized · 읽는데 15분

봄·가을·월동 시금치 파종 시기 달리하면 1년 내내 수확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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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시금치를 키워본 사람들은 다 안다. 한 번 심으면 몇 달 내내 수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 농사꾼들은 이걸 모른다.

봄에 한 번 심고, 가을에 한 번 더 심는 걸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3년 전, 첫 텃밭에서 봄 시금치를 심고 "이제 됐다" 싶었는데 6월이 되자 시금치가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

그때부터 파종 시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시금치 품종 선택이 수확량을 결정한다

시금치 파종 시기 못지않게 중요한 게 품종 선택이다.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시금치 씨앗만 해도 30여 종이 넘는다.

그런데 이걸 다 같은 시금치로 생각하면 큰코다친다. 실제로 내가 지난해 실험해본 결과를 말해보자. 3월 초에 같은 날짜에 심었는데도 품종에 따라 수확 기간이 20일 이상 차이가 났다.

'서울시금치'는 35일 만에 수확이 가능했지만, '왕삼동'은 50일이 지나서야 제대로 컸다. 반대로 8월 말에 심은 가을 시금치에서는 '왕삼동'이 훨씬 잘 자랐다.

더위에 강해서 그렇다.

시금치 품종 봄 파종 적기 가을 파종 적기 월동 가능 온도 수확 소요일
서울시금치 3월 초-4월 중 9월 초-10월 초 -5°C까지 35-40일
왕삼동 3월 중-4월 말 9월 중-10월 말 -15°C까지 45-55일
노랑시금치 4월 초-5월 초 8월 말-9월 말 -3°C까지 30-35일
고려시금치 3월 말-4월 말 9월 초-10월 초 -10°C까지 40-50일

시금치 씨앗을 고를 때 꼭 확인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추대(꽃대 올림) 저항성'이다.

봄 시금치는 특히 이게 중요하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 꽃대가 올라오는데, 그 순간부터 시금치 맛이 확 떨어진다.

씨앗 봉투 뒷면에 '내서성'이나 '추대 저항성'이라는 글자가 있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내 경험상 초보자에게 가장 추천하는 품종은 '왕삼동'이다.

이 품종 하나면 봄, 가을, 월동까지 다 커버할 수 있다. 다만 봄 파종 때는 3월 중순 이후에 심어야 한다.

너무 일찍 심으면 한파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서울시금치'는 봄 전용으로 딱이다.

추위에 약하지만 맛이 부드럽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

봄 시금치, 이렇게 심으면 대박 난다

봄 시금치의 첫 수확은 4월 중순부터 가능하다. 텃밭에 처음 들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빨리 심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거다.

실제로 2월 말에 심은 시금치는 3월 중순에 심은 것보다 수확량이 절반도 안 나왔다. 왜 그럴까?

시금치 씨앗이 발아하는 최적 온도는 15-20°C다.

흙 온도가 4°C만 넘으면 싹은 틀지만, 성장 속도가 터무니없이 느리다. 게다가 봄에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있다.

그때 어린 모종이 얼어 죽는다. 내가 3년간 기록한 데이터를 보자. 2022년에는 3월 5일에 심었는데 4월 10일까지 겨우 5cm 자랐다.

반면 2023년에는 3월 20일에 심었는데 4월 15일이 되자 20cm까지 자랐다. 차이는 엄청났다.

봄 파종 시기 발아 소요일 첫 수확일 수확량(1㎡당) 맛 평가(5점)
2월 말 18-25일 5월 초 1.2kg 3점
3월 초 12-18일 4월 말 1.8kg 4점
3월 중순 8-12일 4월 중순 2.5kg 5점
4월 초 5-8일 5월 초 2.0kg 3점

봄 시금치 파종의 핵심은 '땅 온도'다. 흙을 파보고 손으로 만져봤을 때 차갑지 않고 미지근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경험상 3월 15일 이후가 가장 안전하다. 다만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경상도 지역은 3월 초부터 가능하고, 강원도는 4월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 씨앗을 뿌릴 때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줄뿌림'이다. 흩어뿌림보다 줄뿌림이 훨씬 관리하기 편하다.

15-20cm 간격으로 골을 내고 1-2cm 깊이로 씨앗을 3-5cm 간격으로 넣는다. 이렇게 하면 솎아내기도 쉽고, 잡초 제거도 수월하다.

시금치는 빽빽하게 심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결국 다 솎아내야 하니까 처음부터 넉넉하게 심는 게 낫다.

봄 시금치의 적은 5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기온이 25°C를 넘기 시작하면 시금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잎이 얇아지고 질겨진다. 이때쯤이면 이미 2-3차례 수확을 마친 상태여야 한다.

만약 아직 시금치가 작다면, 차광막을 쳐주는 것도 방법이다. 30% 차광막이면 효과가 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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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금치, 여름 더위가 끝나면 바로

가을 시금치는 봄 시금치보다 훨씬 맛있다. 일교차가 크면 당도가 올라가서 단맛이 강해진다.

특히 서리가 내리기 직전에 수확한 시금치는 그야말로 최고다. 그런데 가을 시금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고온'이다.

8월 말에서 9월 초까지도 낮 기온이 30°C를 넘는 날이 많다. 시금치 씨앗은 25°C 이상에서는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실제로 2023년 8월 25일에 심은 시금치는 발아율이 40%도 안 됐다. 반면 9월 10일에 심은 것은 90%가 넘었다.

가을 파종 시기 발아율 수확 시작일 수확 종료일 저온 피해 가능성
8월 말 35-50% 10월 초 11월 중 낮음
9월 초 55-70% 10월 중 11월 말 중간
9월 중순 75-90% 10월 말 12월 초 높음
10월 초 60-75% 11월 말 12월 말 매우 높음

가을 시금치의 최적 파종 시기는 지역별로 다르다. 중부지방은 9월 10일에서 20일 사이가 적기다.

남부지방은 9월 20일에서 10월 5일 사이가 좋다. 이 시기를 놓치면 겨울이 오기 전에 수확을 마치기 어렵다.

내가 권하는 방법은 '단계 파종'이다. 9월 초, 중순, 말에 각각 1/3씩 나눠서 심는 거다.

이렇게 하면 10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끊임없이 수확할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이 수확되는 것보다 조금씩 오래 먹는 게 훨씬 실용적이다.

가을 시금치를 심을 때 중요한 게 '물 관리'다. 9월에도 낮에는 더운 날이 많아서 흙이 마르기 쉽다.

하지만 과습은 싹이 트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점적 관수'가 가장 좋다.

없으면 아침에 한 번, 흙이 충분히 젖을 정도로만 준다. 씨앗을 심기 전에 24시간 물에 불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린 씨앗은 발아가 3-4일 빨라진다. 다만 불린 후에는 바로 심어야 한다.

오래 두면 썩을 수 있다. 가을 시금치의 또 다른 장점은 병해충이 적다는 거다.

봄에는 진딧물과 노균병이 문제지만, 가을에는 이런 게 거의 없다. 다만 달팽이와 민달팽이 주의는 해야 한다.

특히 비 온 뒤에 많아진다. 맥주 트랩이나 달팽이 약을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다.

월동 시금치, 눈 속에서도 싱싱하게

월동 시금치는 우리나라 겨울 밥상을 책임지는 작물이다. 11월에 심어서 이듬해 2-3월에 수확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제대로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 조건은 '품종'이다. 일반 시금치는 영하 5°C만 돼도 잎이 얼어 죽는다.

월동용은 영하 15°C까지 견딘다. '왕삼동'이나 '고려시금치' 같은 품종이 대표적이다.

씨앗을 살 때 '내한성' 표시가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파종 시기'다.

너무 일찍 심으면 겨울이 오기 전에 너무 커서 얼어 죽는다. 너무 늦게 심으면 뿌리가 충분히 자라지 못해서 겨울을 버티지 못한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10월 20일에서 11월 5일 사이가 적기다.

월동 파종 시기 월동 전 크기 월동 성공률 이듬해 첫 수확 수확 기간
10월 초 15cm 이상 40% 3월 초 2주
10월 중순 8-12cm 70% 2월 중순 4주
10월 말-11월 초 5-8cm 85% 2월 초 6주
11월 중순 2-4cm 60% 3월 중순 3주

내 경험상 가장 좋은 시기는 10월 25일 전후다. 이때 심으면 11월 말까지 5-7cm 정도 자란다.

이 정도 크기가 겨울을 나기에 가장 적당하다. 너무 크면 눈 무게에 눌려서 상하고, 너무 작으면 추위를 이기지 못한다.

월동 시금치의 핵심은 '겨울 보온'이다. 11월 말쯤 짚이나 부직포로 덮어줘야 한다.

나는 보통 짚을 10cm 두께로 덮고, 그 위에 부직포를 한 겹 더 씌운다. 이렇게 하면 영하 10°C까지는 문제없다.

2022년 겨울에 영하 18°C까지 내려갔을 때도 이 방법으로 80% 이상 살렸다. 눈이 왔을 때는 오히려 좋다.

눈이 이불 역할을 해서 보온 효과가 엄청나다. 문제는 눈이 녹을 때다.

물이 고이면 시금치가 썩을 수 있다. 그래서 배수로를 미리 만들어두는 게 중요하다.

약간 경사가 있는 곳이 월동 시금치 재배에 가장 적합하다. 이듬해 2월이 되면 시금치가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이때 부직포를 벗겨주고 웃거름을 줘야 한다. 요소비료를 1㎡당 20g 정도 뿌리면 된다.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봄 시금치보다 훨씬 단맛이 강하고 식감도 부드럽다.

월동 시금치는 일반 시금치보다 영양소 함량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겨울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항산화 물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C는 1.5배, 철분은 2배까지 높아진다는 데이터도 있다.

계절별 시금치 재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수확

지금까지 봄, 가을, 월동 시금치를 각각 설명했다. 이제 이걸 하나로 묶어서 1년 내내 수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4파종 3수확' 시스템이다.

1년에 4번 심고 3번의 주 수확기를 만드는 거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다.

3월 20일경 봄 시금치 첫 파종 →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수확 5월 초 여름 시금치 파종(내서성 품종) → 6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수확 9월 10일경 가을 시금치 파종 →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수확 10월 25일경 월동 시금치 파종 →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수확

파종 회차 파종 시기 수확 시기 품종 비고
1차 3월 15-25일 4월 20일-5월 20일 서울시금치 봄 전용
2차 5월 1-10일 6월 10일-7월 10일 노랑시금치 여름용
3차 9월 5-15일 10월 15일-11월 30일 왕삼동 가을용
4차 10월 20-30일 2월 10일-3월 20일 왕삼동 월동용

이 시스템의 장점은 2월부터 7월까지 그리고 10월부터 12월까지 시금치를 먹을 수 있다는 거다. 8월과 9월, 1월이 공백기인데 8-9월은 여름 시금치가 커버하고 1월은 월동 시금치가 아직 자라는 중이다.

여름 시금치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보통 "시금치는 서늘한 작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맞다. 하지만 내서성 품종을 선택하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노랑시금치'나 '여름시금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품종이 있다. 이 품종들은 30°C까지도 견딘다.

다만 여름 시금치는 맛이 조금 떨어진다. 쓴맛이 강하고 잎이 두꺼워진다.

그래서 나는 여름 시금치를 주로 나물이나 국거리로 사용한다. 생으로 먹기에는 봄이나 가을 시금치가 훨씬 낫다.

이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텃밭 관리'가 중요하다. 한 번 심고 난 자리에는 같은 작물을 바로 심지 않는 게 좋다.

연작 장해 때문이다. 나는 4구역으로 나눠서 돌려짓기를 한다.

1구역 시금치 → 2구역 무 → 3구역 배추 → 4구역 상추 이런 식이다. 최소 2년은 텀을 두고 시금치를 심는 게 안전하다.

비료 관리도 중요하다. 시금치는 질소를 좋아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주면 질산염이 축적된다. 웃거름은 수확 2주 전에 끊는 게 좋다.

유기농 퇴비를 사용하면 더 안전하다. 나는 1㎡당 잘 썩은 퇴비 2kg을 밑거름으로 사용한다.

병충해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시금치의 가장 큰 적은 노균병과 진딧물이다.

특히 봄과 가을 환절기에 많이 발생한다. 예방이 최선이다.

통풍이 잘되도록 심고, 비 온 후에는 물이 고이지 않게 한다. 만약 발생하면 마늘 추출물이나 석회유황합제를 사용한다.

화학 농약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시금치 1년 재배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급자족'이다.

마트에서 파는 시금치는 3-4월에 1kg당 2만 원 가까이 한다. 하지만 텃밭에서 직접 키우면 씨앗값 3,000원으로 10kg 이상 수확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이득이고, 무엇보다 농약 걱정 없는 안전한 식재료를 먹을 수 있다. 시금치는 다른 작물에 비해 재배가 비교적 쉬운 편이다.

하지만 '적시에 심고, 적시에 수확하는' 게 중요하다. 이 글에서 설명한 시스템을 따라 하면 누구나 1년 내내 시금치를 밥상에 올릴 수 있을 거다.

이제 당신의 텃밭에서 어떤 시금치를 먼저 심을지 결정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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